찬바람 부는 지식산업센터…수도권 경매건수 59% 급증

기사등록 2024/08/29 06:00:00 최종수정 2024/08/29 06:30:51

2분기 경매 건수 290건…전분기比 59%↑

응찰자 적어 낙찰가율 60%대 그쳐

공급량 늘고 고금리, 경기침체 겹쳐 공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경매에 부쳐지는 수도권 지식산업센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산업센터는 집값이 급등했던 2020~2022년 주택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등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공실이 늘어나면서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하락하는 등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지식산업센터 빅데이터 플랫폼 '지식산업센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경매 진행 건수는 290건으로 전 분기(182건) 대비 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경매 건수는 2023년 4분기 206건으로 급증했다가 1분기 182건으로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2분기 290건을 기록하며 최고 진행 건수를 경신했다.

경매가 진행돼도 응찰자가 적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60%대에 머물고 있다.

2분기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낙찰가율은 서울이 62.0%, 경기 64.9%, 인천 6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던 지식산업센터는 집값이 급등했던 2020~2022년 주택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등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에 비해 적은 투자금으로 매입할 수 있어 개인 투자가 가능하고, 주택에 비해 대출 등의 규제가 높지 않은 점, 각종 세제 혜택 등으로 수요가 몰렸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는 2020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 연간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8년 이후 공급량이 늘면서 수급 불균형이 생기고, 고금리와 경기침체까지 더해지면서 공실 리스크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2분기 서울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는 전분기(217.5포인트)보다 5.7% 낮아진 200.1포인트를 기록했다. 2022년 2분기 고점보다 20.0%나 하락한 수치다.

최근에는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사업장 중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경·공매로 넘어가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2022년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W몰'을 사들인 예인개발은 해당 부지를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공매에 부쳐졌다. 그러나 유찰이 거듭되면서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114의 조지훈 대표는 "지식산업센터 개발시장이 멈추면서 PF대출로 전환이 불가한 사업장에서는 EOD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사업성 부족으로 개발사업이 어려운 지식산업센터의 토지가 경·공매 등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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