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원전폐수에서 삼중수소 제거' 새 촉매 기술 개발

기사등록 2024/08/27 11:37:26 최종수정 2024/08/27 15:12:52

원자력연구원 공동 연구, 초저농도 방사성 동위원소 제거

이중기능성 촉매 새로운 구조 개발…국제학술지 발표

방사성 동위원소 처리 포함 여러 산업에 활용 가능

[대전=뉴시스] MOF-고분자 복합체 구조의 촉매(왼쪽)와 내부구조의 전자현미경 사진.(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로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촉매를 이용해 삼중수소를 획기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팀이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찬우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원전폐수에 함유된 삼중수소 제거를 위한 새로운 구조의 이중기능 소수성 촉매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중기능은 액체 상태의 물은 차단하고 기체 상태의 수증기는 통과하는 성질이다.

현재 삼중수소 제거에는 주로 액상촉매교환(Liquid-phase catalytic exchange) 공정이 이용되며 해당 공정에는 수소-물 동위원소 교환반응이 일어난다.
 
촉매에 주로 이용되는 백금은 반응성이 높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물에 의해 반응 자리가 쉽게 비활성화되는 문제가 있다.
 
이로 적은 양의 백금을 고르게 분산하고 물을 밀어내는 성질인 소수성 물질을 도입해 수분에 의한 촉매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고동연 교수팀은 금속-유기 골격체(MOF)와 다공성 고분자의 복합체 형태의 삼중수소 제거 촉매를 개발했다. 평균 약 2.5나노미터(㎚) 지름의 백금 입자를 금속-유기 골격체에 고르게 분포시킨 뒤 화학적인 변형을 통해 소수성을 부여하는 구조다.

분자 수준에서 소수성을 조절해 촉매가 물에 의해 활성을 잃는 것을 방지하면서 동시에 반응에 필요한 양의 물 분자는 촉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기존 촉매 연구에서 구현하지 못한 매우 낮은 농도의 동위원소 함량에서도 삼중수소 제거 반응에 탁월한 활성을 나타냈다. 또 4주 연속 가동 시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해 내구성도 입증됐다.

이어 연구팀은 현장 난반사 적외선 분광법(in-situ DRIFTS) 분석을 통해 아주 작은 분자 수준에서 물 분자의 실시간 움직임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해당 촉매가 수분에 의한 촉매 비활성화를 억제하면서도 물 분자가 촉매 활성 자리에 지속적으로 접근해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간단한 금속-유기 골격체 소재의 소수성 조절을 통해 촉매 비활성화의 주요 원인인 수분 저항성을 높이고 삼중수소 제거 반응에 이용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촉매를 제안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허희령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환경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멘탈 머티리얼스(Energy & Environmental Materials)'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논문명 : Bifunctionally hydrophobic MOF-supported platinum catalyst for the removal of ultralow concentration hydrogen isotope)

KAIST 고동연 교수는 "삼중수소 폐액 처리뿐 아니라 반도체에 사용되는 중수소 원료 생산과 핵융합 연료주기 기술 등 다양한 기술에 필수적인 수소 동위원소 분리 핵심 소재로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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