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 정착한 강진에선 네덜란드 맥주·촌닭·EDM '도파민' 콜라보
산·바다 품은 순천 송광사·여수 향일암, 머리 비우고 마음 채우고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처서(處暑)가 지나가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속담이 무색한 요즘이다.
찌는 듯 덥다 가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변덕스러운 요즘 날씨 따라 쉽사리 짜증나기 일쑤다.
이번 주말엔 강진에서 목 넘김이 시원한 맥주와 촌닭을 맛보고 신나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오감만족, 온몸 짜릿한 '도파민'으로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시 일깨워 볼 수 있다.
날씨만큼이나 끓는 속을 시원하게 풀고 속세에서의 번뇌를 잠시 덜어 놓는 산사(山寺) 여행도 추천한다.
◆'체감 상 33도' 주말에도 무더위는 여전
오는 주말 광주·전남은 가끔 구름 많지만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주말인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아침 기온은 22~26도, 낮 기온은 30~34도로 평년보다는 높게 나타나겠다.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안팎으로 올라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겠다.
강수 확률은 20% 안팎이지만 대기 불안정에 따른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이 있을 수도 있다.
남해안에는 너울성 물결이 백사장에 강하게 밀려오고 갯바위나 방파제를 넘을 수도 있어 해안가 안전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네덜란드표 맥주 맛 보자' 강진 하맥 축제
강진에서는 31일까지 올해 처음으로 '하맥 축제'가 펼쳐진다. 네덜란드산 맥아로 만든 맥주와 지역 촌닭이 환상의 콜라보를 이루는 '치맥 축제'다.
하맥축제는 '하멜촌 맥주 축제'의 줄임말이다. '하멜표류기'의 주인공 하멜이 7년간 머물렀던 강진군이 올해 처음 선보인 하멜촌 맥주를 맛볼 수 있다.
하멜촌 맥주는 하멜의 고국인 네덜란드에서 맥아를 들여와 만들었다. 물을 희석하지 않아 깊은 맛이 일품이다.
라거와 IPA(India Pale Ale), 두 가지 맛으로 위탁 생산을 통해 올해 1월 출시했다. 축제장에서는 생맥주 한 잔을 2500원에 제공한다. '맥주존'에서는 입장료 1만원을 내면 밤 9시까지 무제한으로 맥주를 마실 수도 있다.
3000석 규모 '맥주존'에서는 DJ EDM댄스 파티, 버스킹 공연 등이 펼쳐진다.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하멜 가면 쓰고 건배 타임 등도 다채롭게 열린다.
맥주와 곁들일 치킨도 각 부스에서 즐길 수 있다. 직접 촌닭을 구워 먹을 수도 있다.
음주 후 귀갓길엔 축제장~군청~강진터미널 등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산과 바다 품은 사찰서 마음 평화를
일상에서 오는 여러 자극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쉬고 싶다면 고즈넉한 사찰만 한 곳도 없다. 아름다운 자연을 눈에 담으며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순천 송광사는 예로부터 뛰어난 승려를 많이 배출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조계산 자락에 자리 한 산사는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지만 결코 화려하거나 들뜨지 않는다.
수려한 풍광과 어우러진 사찰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사찰 주변으로는 걷기 좋은 숲길이 많아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거나 나만의 시간에 집중하기도 좋다.
특히 법정 스님이 오랜 기간 기거하며 글을 써 유명한 불일암으로 향하는 길은 대나무와 편백나무 숲이 어우러진다. 조용히 거닐다보면 휴식이면 휴식, 사색이면 사색까지 무얼 하든 이만한 곳이 없다.
불일암에 이르면 소박한 암자를 만난다. 법정 스님이 설파한 '무소유'의 의미를 생각하며 얽히고설킨 생각이나 해묵은 감정은 내려놓고 오면 어떨까.
산과 바다가 마주 보는 곳에 자리잡은 여수 금오산 향일암도 절경이 일품이다.
거북이(금오산)가 경전(향일암)을 등에 짊어지고 남해 용궁으로 들어가는 지형이라고 일컬어진다. 일출·일몰 명소로도 이름 나 있지만 해수관음상으로 향하는 기암괴석도 찾아가서 볼 만 하다.
향일암 일주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천진불이 맞이한다. 익살스럽고도 바라만 봐도 편안해지는 표정이라 '포토존'으로 꼽히지만 '나쁜 말 하지 말라'는 불가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드넓은 바다와 아름다운 산세가 어우러진 향일암에서 스님과 차 한 잔 나누며 여유로움을 음미하는 '템플스테이'도 당일치기 여행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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