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사진도?"…딥페이크 '피해학교 명단'에 女학생들 공포

기사등록 2024/08/26 12:13:04 최종수정 2024/08/26 13:48:56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불특정 여성의 얼굴과 나체 사진을 합성하는 일명 '딥페이크' 사진 성범죄물이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공유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여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당 명단에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언급돼 있다.

2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서비스(SNS)에서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딥페이크 피해자가 속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고등학교, 대학교, 지역 명단이 게재됐다.

다만 실제 피해자가 발생한 학교인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사진이 범죄에 이용된게 아닌지 불안감을 호소했다.

엑스 이용자들은 "거의 모든 학교 아닌가", "가해자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건 매우 비난받을 만한 사건인데, 그럼 여학생들이 어떻게 안전할 수 있나.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면, 여학생들은 어디에서 공부하나" "내 친구도 자기 딥페이크 사진을 찾아서 멘붕(멘탈붕괴·정신적 혼란)이 왔다. 제발 다 내려 달라" 등 글을 올렸다.

[서울=뉴시스] 26일 X(옛 트위터)를 시작으로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 2024.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딥페이크 범죄에 자신의 SNS 사진이 도용됐는지 알아보는 방법도 확산하고 있다. 한 엑스 이용자는 "딥페이크의 진짜 문제점은 '혹시 나조차도?'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딥페이크로 합성한 여군들을 '군수품'이라고 칭한 대화방도 등장했다.

해당 대화방 공지 사항이라며 공유되는 캡처 이미지에 따르면, 이 대화방에 참가하려면 '군수품'으로 만들고 싶은 여군의 군복 사진뿐 아니라 전화번호와 소속, 계급과 나이 등 개인정보를 운영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렇게 현역 군인임을 인증한다. 혹은 합성장인, 관리자가 지정한 여군에게 '능욕 메시지'를 보내고 반응을 인증 사진을 보내야 가입이 허용됐다.

이 같은 소식이 확산되자 경기도의 한 여고 학생회는 SNS를 통해 "최근 텔레그램 일부 단체 대화방에서 학생들의 신상이나 사진을 이용해 불법 합성물을 제작·가공 후 공유하고 성희롱하는 끔찍한 성범죄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본교에도 피해가 있다고 알려졌다"며 "타인이 볼 수 있는 곳에 게시된 개인의 얼굴이 나온 사진은 내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긴급 공지를 올렸다.
[서울=뉴시스] 26일 X(옛 트위터)를 시작으로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 2024.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딥페이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이용한 범죄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 21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딥페이크 범죄 현황'에 따르면, 허위 영상물 관련 범죄는 2021년 156건에서 2022년 160건, 2023년 180건으로 늘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중심으로 확산한 딥페이크 성적 허위영상물 관련 대응에 나섰다. 방심위는 중점 모니터링에 착수해 악성 유포자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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