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인사청문회 D-5…잇단 논란에 경사노위 무용론까지 '첩첩산중'

기사등록 2024/08/21 08:00:00 최종수정 2024/08/21 08:12:51

국회 환노위, 26일 오전 10시 인사청문회 개최

"文 총살감", "세월호 죽음의 굿판" 등 발언 논란

"불법파업, 손배폭탄이 특효약" 등 '반노동' 발언도

野 "경사노위 위원장 재직시 본회의 단 3번" 비판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고용노동부 강남지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4.08.01.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이력과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험난한 청문회가 예상되고 있다.

21일 국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김 후보자는 1951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대학 재학 당시부터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노동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국회의원과 경기지사를 지내 국민적 인지도도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20, 30대를 노동현장에서 근로자의 권익향상 위해 치열하게 활동했다"며 "우리사회에 고용노동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 노동현장과 입법부, 행정부를 두루 경험한 후보자야말로 다양한 구성원간에 대화와 타협 바탕으로 노동개혁 과제 완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의 과거 이력과 극우성 발언들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을 창당해 태극기 집회를 이끈 이력이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지금의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보수통합 토론회에 연사로 나와 "다스 그런 걸로 이명박 대통령을 구속시키냐.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총살감"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밖에도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고, 이들은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에게 충성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추모는 죽음의 굿판" 등 극우 발언이 있다.

또 '반노동'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주장하는 등 노조에 대한 적대적 시각을 가감 없이 밝혀 노동계가 반발하기도 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도 "헌법과 민법의 기본 원리를 엎어버리면 다른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강경 입장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지난 1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하면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과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국정감사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 "본인(문 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가 고(故) 신영복 선생이라고 했고, 신영복 선생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사람"이라며 "역사적인 사실 기록이 다 있다"고 말했다.

반노동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노동이 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파업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는 김 후보자가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개만 사랑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도 불거지는 등,  과거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의 격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3차 본위원회가  열린 지난 2월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김문수 전 경사노위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등 참석자들이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선언문에 합의하고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문수 위원장, 김동명 위원장, 손경식 회장,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공동취재) 2024.02.06. photo@newsis.com


경사노위 위원장 재직 시절 행보도 청문회를 뜨겁게 달굴 주제가 될 예정이다.

김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임명되고 2년 가까이 노사정 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던 점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노동계가 사실상 대화 참여를 거부해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다, 유일한 노동계 대화 파트너인 한국노총이 지난해 11월에야 복귀를 선언하고 올해 2월 비로소 본위원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사노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지난 2022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 간 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성사시킨 사회적 합의는 2건이다. 지난해 3월15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과 올해 2월6일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 선언문'이다.

이는 역대 정부 경사노위 위원장 1인당 합의 건수 평균(8.3건)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이 기간 동안 김 후보자가 받은 보수와 법인카드 업무추진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22개월 동안 재직하면서 총 365회, 4886만여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월별 16.6회, 약 222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가 받은 보수는 1억2190만원이었다. 이 의원은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직접 주재한 회의는 단 한 번뿐이었는데, 1억2190만원의 수당과 4800만원의 업무추진비만 쓴 고비용 저효율의 경사노위 위원장이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경사노위 측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부정사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사노위는 "내부회의 및 업무지시, 각종 간담회 주재, 관계기관 방문, 업무 관련자 면담 및 의견 청취 등 대내외 다양한 형태의 직무를 수행했고, 이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업무추진비 집행지침에 따라 (법인카드를) 정당하게 사용했다"며 "김 후보자는 중단된 사회적 대화를 복원하기 위해 한국노총 지도부 및 현장 관계자들과 다수의 만남을 가져 전격적인 경사노위 대화 복귀를 이끌어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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