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취업난' 심각…"8390명 뽑아놓고 76%는 미발령"

기사등록 2024/08/20 10:40:46 최종수정 2024/08/20 10:42:20

대형 병원 대부분 내년 모집 계획마저 '전무'

국시 앞둔 간호대생 취업 절벽 내몰리고 있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에서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이료현장 문제 간호사 법적 위협 2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4.08.20.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는 전공의가 수련 병원을 떠난 이후 병원들이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신규간호사 발령마저 무기한 연기하면서 관련 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간호협회 탁영란 회장은 2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간협 서울연수원 3층 강당에서 열린 '의사집단 행동에 따른 의료현장 문제 간호사 법적 위협 2차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 자료를 재구성해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9∼2023년) 1분기 대비 2분기 평균 증가율은 크게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탁영란 회장은 "4학년 간호대학 학생들은 심각한 취업난에 직면하고 있다"며 "현재 불확실성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5년 평균 1334명이 증가했으나 올해는 오히려 194명이 줄었다. 종합병원 역시 5년 평균보다 적은 2046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고, 병원급 이상 전체 간호사 증가 인원도 5년 평균의 65% 수준에 불과했다.

이 결과 지난 13일 현재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조사에 참여한 41개 병원의 경우 지난해 8390명을 선발했으나 아직까지 발령을 하지 못한 신규간호사가 76%(6376명)에 달했다.

의료 공백 여파는 예비 간호사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최훈화 간협 정책전문위원은 "예비 간호사의 취업 위기도 있다"라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31개 의료기관은 간호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예비간호사들을 대상으로 내년에 입사할 신규간호사 모집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현재 간호사 국시를 앞둔 4학년 간호대생들은 채용인원이 줄어 취업 경쟁은 심해지고 휴학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취업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간협의 신규 간호사 및 예비 간호사 채용 불안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간호협회 탁영란 회장은 "정부 시범사업 지침에는 ‘근로기준법 준수’라고 분명하게 명시돼 있지만 의사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라며 "신규간호사들은 자신의 삶의 방향마저 잃어버린 채 불안해하고 있고, 졸업을 앞둔 예비간호사인 간호대학 4학년 학생들은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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