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印·러·日 순 전력소비↑…韓 1인당은 13번째
전기료, OECD 37개국 중 '산업용 26위·주택용 35위'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연일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 없이는 하루도 견딜 수가 없는 요즘입니다. 식당, 가게, 사무실 어디를 가나 푹푹찌는 외부와는 달리 에어컨을 풀로 가동해야 일상이 가능합니다.
그런 탓에 이달 들어 일일 전력 수요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 중입니다. 전력 피크가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리는 듯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 전기 씀씀이가 헤프단 걱정도 듭니다. 실제로 다른 나라랑 비교해도 한국은 전력 소비량이 굉장히 많은 나라입니다.
18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한국은 연간 586.766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소비했습니다.
전력 소비가 많은 나라를 줄 세웠을 때 한국은 6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위는 중국으로 연간 8539.690TWh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다음으로 미국(4128.177TWh), 인도(1462.874TWh), 러시아(1025.537TWh), 일본(939.314TWh)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이 나라들은 제조업 중심 국가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을 제외하고는 인구가 1억명이 훌쩍 넘는 인구 대국이란 점도 눈에 띕니다.
인구가 5000만명 밖에 되지 않는 한국은 1억명 이상의 거대 국가들만큼 전기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럼 인구 요인을 제외하고 전력 소비량을 따져보겠습니다. 1인당 전력 소비량을 따져보면 한국인은 연간 10.959㎿h(메가와트시)를 사용했습니다.
전력 소비 상위 6개국을 줄 세워보면 한국은 미국(11.267㎿hh) 다음으로 1인당 전력 소비가 많았습니다. 다만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일본(7.327㎿h), 러시아(6.864㎿h), 중국(5.474㎿h), 인도(1.25㎿h)와 비교해도 한국의 1인당 전력 소비가 많은 수준임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로 범주를 넓히면 1인당 전력 소비 상위국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등 자원 부국들이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한국이 비교적 전기를 많이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전기를 많이 쓰는 원인에는 다른 주요국 대비 저렴한 전기요금이 자리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을 전기요금이 비싼 순서로 나열했을 때 한국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26위, 주택용 전기요금 35위를 기록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영국은 지난해 기준 ㎿(메가와트)당 321.4달러입니다. 같은 기간 한국은 122.1달러로 영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의 38%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주요국 중 한국보다 비싼 나라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주택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덴마크가 지난해 ㎿당 518.3달러인 것에 비해 한국은 25%인 130.4달러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기요금은 소비자에게 전기 절약을 유도하는 역할도 합니다. 한국은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인해 전력 사용이 제동 없이 폭증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의 1인당 전력 소비량이 증가하는 속도도 가파릅니다. 지난 2020년 9.826㎿h를 기록한 이후 2021년 10.330㎿h, 2022년 10.652㎿h로 오름세를 지속 중입니다.
에너지 빈국인 한국이 전기 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위해 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아울러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개개인의 실천도 중요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권장하는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는 26℃입니다. 냉방을 할 때는 문을 모두 닫고, 안 쓰는 조명은 끄는 습관도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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