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민주당 "이승만기념관 짓는 오세훈, 비뚤어진 역사관"

기사등록 2024/08/16 13:50:25

"독재자를 기리는 기념관, 발상 자체가 문제"

"보수 지도자 이미지로 정치적 이익 얻으려"

[서울=뉴시스]서울시의회 본관 전경. 2024.06.03.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용산공원 내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반발하며 이를 허용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16일 논평에서 "이승만기념관 설립의 문제가 '송현동에 짓겠다, 용산에 짓겠다' 하는 위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눈물과 피로 끌어내린 독재자를 기리는 기념관을 시민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건립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이승만은 전쟁이 발발하자 국민을 버리고 도망친 데 이어 헌법 유린과 부정선거로 자유민주주의를 심하게 훼손했다"며 "(이승만은) 민간인 학살의 주범이다. 국민보도연맹과 국민방위군 사건에서 희생된 양민은 50만명 가까이 추산된다. 제주4.3사건, 여순사건, 대전·청주·대구·부산 형무소 사건 등 셀 수 없는 양민이 처참히 몰살당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오 시장의 역사관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오 시장은 이승만을 영웅이라 칭송해왔다"며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에는 눈감고 시민이 반대하는 독재자 기념관은 꼭 필요하다고 항변하는 오 시장의 비뚤어진 역사관이 가히 의심스럽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오 시장이 이승만기념관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보려 한다고 의심했다. 이들은 "태극기·이승만 기념관과 같은 극우보수프레임을 통해 보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기록관에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도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있는데 굳이 별도 건물을 세워야 하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그를 기리기 위한 기념관을 서울 한복판에 짓는다는 것은 서울시민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은 지난 1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을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옆 용산가족공원에 짓기로 의결했다.

당초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이 유력하게 거론됐고 서울시도 이곳을 입지로 검토했지만 불교계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불교 정책을 문제 삼으며 반대했고 결국 기념관은 용산에 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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