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만 메모리 수출 급증…SK하닉·TSMC 'HBM' 협력 더 밀착

기사등록 2024/08/12 11:30:47 최종수정 2024/08/12 11:46:51

대만 메모리 수출 규모, 225% 급증

SK하닉, TSMC HBM 납품 규모 큰 것으로

엔비디아 슈퍼칩에 TSMC와 협력 강화 전망

[서울=뉴시스]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과 TSMC 웨이저자 회장이 6일 대만 타이베이 TSMC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2024.06.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한국이 대만에 수출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규모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가 내년 슈퍼칩을 출시하게 되면 SK하이닉스가 TSMC에 납품하는 HBM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이 대만에 수출한 메모리 반도체는 42억6000만 달러(5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에 비해 225.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메모리 수출 증가율(88.7%)을 웃도는 수치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대만 메모리 수출 규모는 연간 10억~40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연간 수출 규모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80억 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만 수출 증가 메모리 중 대부분은 SK하이닉스가 TSMC에 공급하는 HBM 물량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TSMC는 SK하이닉스의 HBM을 받아 최종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패키징해 최종 AI 가속기를 생산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 고성능 AI  서버 구축 확산 등으로 AI 가속기 수요가 늘어 SK하이닉스도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독점적으로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TSMC와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BM 설계 역량 리더십으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고객사 다변화에도 경쟁사 대비 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 SK하이닉스가 TSMC에 납품하는 HBM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양사가 차세대 HBM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까지는 직접 베이스다이를 만들었는데 내년 양산 예정인 6세대 HBM4부터는 구조가 달라져 파운드리 업체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TSMC 기술을 사용하기로 했다. 베이스다이는 HBM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HBM을 콘트롤 한다.

또한 엔비디아가 내년 내놓을 신형 AI 가속기 'GB200 블랙웰 슈퍼칩'도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에는 기존 AI 가속기보다 2배 더 많은 16개의 HBM이 탑재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TSMC와의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동시에 반도체 시장에서 업체들 간 연합 경쟁 구도는 더 심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 양산 예정이다.  8단 제품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본격 양산했으며, 초당 1.2T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