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약세장에 테마주 '부각'
신기술 연구 발표마다 급등락 반복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지난해 여름,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군 건 테마주다. 초전도체주로 시작해 맥신, 양자컴퓨터 관련주로 열기가 옮겨갔다. 외국인과 기관 동시 순매도 속에 약세장을 이어가자 신기술 관련 발표가 있을 때마다 변동성을 키웠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주목받은 테마주로는 상온 초전도체 LK-99, 신소재 나노물질 맥신, 상온 양자컴퓨터 관련주 등이 손꼽힌다.
초전도체주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 말 초전도체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상온 초전도체 LK-99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후 초전도체 관련 기업 덕성, 덕성우, 신성델타테크, 서남, 한양이엔지, 아모텍, 원익피앤이 등 주가가 무서울 정도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일부 기업은 초전도체 개발과 관련이 없다고 공지했는데도 과열돼 거래가 정지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같은 해 8월8일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 특별단속반을 통한 집중 점검을 주문했다. 관련주가 다음 날 하루 만에 20% 넘게 급락했지만 연일 진위 공방이 이어지면서 강세를 나타냈다가 급락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초전도체 다음은 미래 신소재로 여겨지는 맥신 관련주였다. 맥신주로 분류되는 휴비스, 코닉오토메이션, 나인테크, 경동인베스트, 아모센스, 태경산업 등은 같은달 17일 한국과학기술원(KIST)이 맥신의 자기수송 특성을 분석해 표면 분자 분포를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한가로 달려갔다.
맥신은 높은 전기전도성을 갖추고 여러 금속화합물과 조합할 수 있는 2차원 나노물질로 우수한 전도와 전자파 차폐 능력을 갖추고 있어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1년 이미 발견된 물질로 대량 생산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이고, 일부 기업들이 맥신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나서면서 며칠 안 가 20%대 급락세를 맞이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김재욱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상온에서 양자컴퓨터 소자에 쓰일 후보 물질 '터븀인듐산화물(TbInO3)'을 확인했다는 연구 발표에 우리로, 엑스게이트, 텔레피트, 케이씨에스 등 양자컴퓨터 관련주 주가가 초전도체, 맥신 관련주처럼 들끓다가 며칠 안 가 차갑게 식었다.
이들 테마주의 문제점은 빚 내서 투자하는 이른 바 '빚투'가 몰려들어 미수거래를 활용한 단타 거래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과열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높이거나 신용융자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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