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지급결제대행사(PG사)의 감독체계가 향후 어떻게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금융당국은 PG사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제재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현재 등록된 PG사 수만 154개에 달하고 이들이 각양각색으로 다양한 IT업들을 겸업하고 있는 만큼, 금융회사 전업주의에 준하는 일률적인 감독체계를 마련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PG사에 대한 규율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티메프 결제 시스템은 소비자→카드사→PG사→이커머스→입점 판매자 순으로 이뤄진다. 이번 사태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티메프(이커머스)가 입점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현재 검찰·금융감독원 등 수사기관은 티메프가 PG사를 겸업하면서 정산대금 상환 기한을 길게 설정한 뒤 판매자에게 돌려줄 정산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2022년부터 티메프의 자본건전성 강화를 위해 해당 업체와 경영개선 협약을 체결해왔다. 협약에는 티메프의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외부에 예치하고 PG사를 이커머스와 분리하는 방안이 담겼다.
당시 티메프는 감독당국의 경영지도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고, 금감원은 법적근거가 없어 개선 '권고' 명령' 등의 강제성 있는 조치를 가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법령상 정산기한을 도입하고 제3의 기관·계좌 등에 판매대금을 별도관리하는 방안을 의무화 했다. 이를 어길시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 행정제재를 부과하고, 나아가 판매대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면 PG사를 형사처벌 하도록 했다.
PG사의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기준 미충족시 시정조치 요구, 업무정지, 등록취소 등 제재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강화된 자본금·외화유동성 규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수많은 IT기업들이 PG사를 겸업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기존 금융사에 준하는 효과적이고 일률적인 제재 근거를 만들 수 있을지는 고민거리다.
통상 은행·보험·증권사 등 금융사는 정부 인허가를 거쳐 전업주의(금융사가 고유업무만 담당)에 입각한 각 업권법에 따른 규제를 적용받는다.
경영개선 요구·명령 등 적기시정 조치 제도 역시 이런 전업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금융사에 부과되는 것이다. 수십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업종을 겸업하고 있는 PG사들에 적기시정 조치를 도입할 수 있을지는 더 논의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PG사들은 보통 IT와 관련된 다양한 업을 겸업하고 있고, 정관상 할 수 있는 업무의 종류도 수십가지 된다"며 "전업주의에 해당하지 않은 PG사를 기존 금융사처럼 적기시정조치로 규제하는 것은 많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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