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광업공단, 폐광지역 스마트팜 밸리 조성
LED 전문성 갖춘 국내 기업 넥스트온과 협업
딸기 연중 130톤 생산…세계 최초·최대 규모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태백의 옛 탄광촌 한가운데, 싱그러운 딸기들을 사계절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하 공단)을 주축으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일대 탄광 부지에 조성된 딸기 인도어팜(실내농장)이다.
2008년 1794명이 근무할 만큼 성행했던 장성광업소는 석탄 산업의 사양화에 따른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2018년에는 10년 전의 3분의1에 가까운 668명이 근무하기에 이르렀고, 지속적인 감축과 도시기능 붕괴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단은 다가오는 태백 장성광업소의 폐광으로 연간 예산 930억원 감소와 876명 실업 등 지역경제 피해를 예상했다. 이에 4차산업 선도지역으로 전환하는 '에코 잡 시티 태백'의 한 축으로 폐쇄된 장성광업소 부지 일부를 매입해 스마트팜을 추진하게 됐다.
◆폐광 지역에 들어선 세계 최대 '딸기 스마트팜'…연간 130톤 생산
공단은 2018년 국토교통부의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을 수주한 이후, 서울반도체 사장·포스코LED 대표이사 등을 지낸 최재빈 대표를 필두로 LED 전문성을 갖춘 국내 스마트팜 기업 넥스트온에 폐광 지역 활용 사업을 기획해 제안했다.
폐광 지역을 통해 재배지 비용을 절감하고, 연중 서늘한 태백 기온의 특성을 이용해 난방, 냉방, 전기사용량 등을 3분의 1로 감축시킬 수 있다는 구상에서다.
공단은 3가지 세부 문제인식을 가지고 넥스트온과의 협업에 나섰다. 단가 경쟁력 확보와 재배용수 수온 변동성, 체계적인 판로 전략 수립 등이다.
먼저 단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 설계를 변경해 융복합 시설을 도입했다. 자동화 설비 구축으로 최소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창출했다. 수온 변동성 문제가 발생하자 폐광지역 수열에너지 도입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수열과 지열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설비를 공급해 해결했다.
이렇게 각종 애로를 극복한 끝에 태백 탄광 부지는 기후의 변화와 무관하게 연간 130톤 규모의 딸기를 생산하는 스마트팜으로 재탄생했다. 전 세계 딸기 인도어팜 가운데 최대 규모다.
최재빈 넥스트온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딸기를 인도어팜에서 대량생산하는 업체는 넥스트온과 미국에 하나 밖에 없고, (미국 업체는) 넥스트온 케파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계절 딸기 공급 안정화·상생 모델 구축…"다음 무대는 세계로"
넥스트온은 태백 딸기 스마트팜 준공 이후 GS편의점 샌드위치 고정 계약과 부가상품 판매 등의 성과를 냈다. 기존 넥스트온이 납품하던 백화점과 SPC, CJ 등에도 딸기의 안정적인 추가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태백 스마트팜 오픈식에서는 쿠웨이트 투자처와 2000만달러 규모의 인도어팜 구축 계약도 체결했다.
최 대표는 "스마트팜은 작은 면적에 (생산)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반경 5㎞ 이내에서 (채소를) 생산해서 소비하는 모델로 전 세계를 장악하는 게 넥스트온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스마트팜 완공으로 지역 내 없던 새로운 산업 유치를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를 냈다. 도시 재생을 위한 후속 활동도 이어갔다. 스마트팜과 연계한 문화플랫폼을 구축해 태백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및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딸기 농장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공단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으로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모델을 구축한 성과를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주최 '제2차 윈윈 아너스' 우수 사례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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