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3개 분기 연속 적자…"내년 투자 절반으로"(종합)

기사등록 2024/08/08 17:41:41

2분기 영업손실 1112억…적자 폭은 줄여

CAPEX 올해 3조→내년 1.7조로 축소

"재무건전성 제고…3분기부터 실적 개선"


[서울=뉴시스]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2024.03.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롯데케미칼이 업황 둔화에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부진한 실적에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며 내년 CAPEX(설비투자규모)를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재무 건전성 제고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올 2분기 영업손실 1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2480억원으로 3.4% 증가했으며, 순손실은 1071억원으로 24.4% 증가했다.

사업별로 보면 기초화학(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LC타이탄, LC USA, 롯데GS화학)에서 영업손실 1392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적자를 냈다. 간이 보수 등 기회손실 비용 발생 및 재고 평가손실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하락했으며, 수요 회복 지연 및 운임비 상승으로 향후 수익성도 보합세가 예상된다.

첨단소재는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했다. 전방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확대 및 환율 상승 효과로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됐다. 향후 전망은 신증설 물량 유입과 해상운임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각각 영업이익 171억원, 30억원을 거뒀다. 롯데정밀화학은 염소계 제품의 국제가 상승 및 판매량 증가로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로 매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분기는 지난 1분기에 이어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3012억원 ▲올해 1분기 1353억원 ▲올해 2분기 1112억원으로 점차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CFO)은 2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2분기에는 가전, 모빌리티 등 전방 산업의 수요 개선 및 긍정적 환율 효과로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며 "다만 주 원료인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배경 효과로 최고 평가 손실이 증가했으며, 해외 자회사 부분 보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석유화학 사업을 둘러싼 최근의 환경을 보면 기존 대비 감소한 증설 물량, 금리 인하 등으로 점진적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단기 수요 회복 지연, 해상, 운송비 상승 등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업황 반등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기존 투자 계획을 순연하고 전략적 중요도가 낮거나 방향이 맞지 않는 항목은 축소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약 3조원 대비 절반 수준인 1조7000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범용 화학 사업의 비중을 줄이기로 했는데, 이 역시 예정대로 진행한다.

성 CFO는 "올해 기준 해외 자회사 증설 투자 및 투자를 약 1500억원 정도를 추가 조정할 계획"이라며 "2025년까지의 8000억원의 현금 확보에 더해, 올해는 운전자본 유동화 및 공장 오퍼레이션, 이피션시(Efficiency) 프로젝트 등을 통해 약 4000억원 이상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둔화한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제품 스프레드나 판매 현황에서 올 3분기에도 유의미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3분기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곽기섭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경영전략부문장은 "3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제품 회복 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3·4분기 실적은 조금 더 개선될 여지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우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경영지원본부장도 "중국 경기 부진에도 고부합성수지(ABS)나 폴리카보네이트(PC)의 경우 3분기 전방산업 성수기로 인해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첨단소재의 경우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하락 요인을 주요 고객사 M/S(시장점유율) 확대나 품질 개선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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