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제전망 수정…5월 전망 대비 0.1%p↓
고금리에 민간소비 부진…0.3%p 낮춘 1.5% 예상
반도체 7.0% 상승 전망에도 전체 성장률 하향
"8월 금통위서도 충분히 기준금리 내릴 수 있어"
"기준금리 낮추면 민생지원금 집행 필요성 줄어"
"美경기 급락 가능성 지표, 주식시장外 많지 않아"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1%포인트(p) 낮춘 2.5%로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에 대한 긍정신호에도 고금리 기조로 민간소비가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자 전체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KDI는 대내적으로는 민간부채가 대규모로 누적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 소비여력과 기업 투자여력이 제약을 받아 내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정은 스트레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등 규제를 통해 잡고 기준금리는 당장 이달부터라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8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5%로 제시했다. KDI는 지난 2월 전망 당시 성장률을 2.2%로 제시한 뒤, 5월 하반기 전망에서 2.6%로 대폭 올려 잡았다. 하지만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3개월 만에 0.1%포인트(p) 하향조정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망치와 같다. 2.6%를 전망한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보다는 소폭 낮은 수준이다.
민간소비는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지난 5월 전망 대비 0.3%p 하향한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 기조가 시차를 두고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의 정체도 소비 부진에 기여했다는 진단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경기 호조세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함에 따라 기존 전망(2.2%)보다 크게 낮은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파급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기존 전망(-1.4%)에 비해 감소폭(-0.4%)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총수출은 반도체경기가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기존 전망(5.6%)보다 높은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2024년 반도체 거래액 전망치를 보시면 메모리반도체가 전년대비 44.8% 증가해서 76.8% 증가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수출 전망치는 상향 조정한 반면 내수는 하향 조정하면서 경상수지는 기존 전망(703억 달러)보다 흑자폭이 확대된 770억 달러를 기록할 예측했다.
한편 2025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2.1%)과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부진과 국제유가 하향 조정을 반영해 기존 전망(2.6%)보다 낮은 2.4%로 예상했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기존 전망(2.3%)보다 낮은 2.2%로 봤다.
내수 부진을 반영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24만명에서 20만명으로 낮췄다. 실업률은 기존 전망과 동일한 2.8%를 유지했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 최근 중국과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주요국의 주식 가격이 급등락하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하락했다"며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는 기존 전망에 비해 수출 증가세는 확대되겠으나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KDI는 상존하는 대외 악재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경우, 물가 상방압력 및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가 점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으나,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국 건설업체의 부실이 실물경제로 옮겨가며 중국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실물경제의 급격한 조정을 유발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와 함께 올해 말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대내적으로는 민간부채가 대규모로 누적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 소비여력과 기업 투자여력이 제약되면서 내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내수 부진과 관련해 " 가계 부채나 또 부동산 가격에 위험으로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라며 "거시건전성정책, 스트레스DSR 등을 우선 도입해 금융 안정을 추구하고 지금보다는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조금 더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규철 실장은 금리 인하 조정시기와 관련해서는 "8월에 금융통화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그때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국회 문턱을 넘은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해서는 내수 회복을 위한 환경만 갖춰진다면 대규모 재정 투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만일 (금리인하로) 내수가 회복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다면 재정당국은 지금 이미 재정 지출이 많기 때문에 추가적인 재정 지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며 "(투입재정이) 13조~18조원 사이인 것으로 확인했는데 실제로 집행이 된다면 GDP 성장률의 한 0.1%p 정도 상향하는 효과는 있을 것 같다. 결국 내수를 통해서 많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월요일 한국은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흔들었던 미국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정 실장은 "최근 미국 경기 급락 가능성 때문에 주식시장이 많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아직까지 미국 경제의 급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주식시장 이외에는 많지는 않다"며 "베이스라인(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최근에 있었던 미국 주식 그리고 한국 주식시장을 반영되진 않았고 그럼에도 미국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 자체는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위험요인으로 서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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