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컵라면을 끓여온 여성 비서관을 훈계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의도를 놓고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일 김 지사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동연 격노 그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또 김 지사는 "본연의 일을 하자. 도청 (의전)문화 좀 바꿨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영상은 7일 오전 기준 7000여개 이상의 '좋아요'와 500여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이 공개된 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고준호 의원은 연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고 의원은 성명을 통해 "해당 영상이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김 지사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며, 비서관에게 소리치는 모습은 직장 내 괴롭힘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중의 호감을 얻기 위한 위선적인 행위다"라고 했다.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도 관련 성명을 통해 "김 지사가 숱한 조작 의혹을 불러일으킨 이 컵라면 호통 영상으로 관심 끌기에만 치중하는 듯하다"며 "쇼윈도 행보가 아닌 민생정책 마련에 힘쓸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이에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 자료를 내고 "동영상은 3~4개월 전 것으로 당시 회의 촬영을 담당한 비서관이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가 이번에 관련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올린 것"이라며 연출 의혹을 일축하고, "'격노' 동영상이 아닌 (결국 컵라면을 먹는) '반전' 동영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동영상이 화제가 되자 '도청 여성 직원들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들어온 분들인데, 그런 여성 직원들이 허드렛일이나 해야 하겠나. 여성 직원 중에서 간부도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러려면 일을 통해서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여전히 그 의도에 대해 공방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일부 누리꾼들은 "컵라면을 줬는데 바로 호통 치는 것도 이상하긴 하다" "방금 전까지 화내더니 갑자기 라면은 왜 먹나" "연출이어도 문제고 진짜여도 문제다" "저런 걸 촬영해 알리는 것도 웃기다" "상사가 화내고 있는데 어느 누가 동영상을 찍겠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애쓰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 "꼰대 상사보다 훨씬 낫다" "이런 사람이랑 일해보고 싶다"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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