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부 파운드리 매출 전년비 70.2%↓
"많은 고객사 18A 기다려…곧 좋은 결과"
차세대 EUV 등 투자 부담은 지속 커져
인텔이 그동안 파운드리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자,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매출 감소와 재무 부담이 발목을 잡아, 단기간에 인텔 파운드리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1~6월) 86억8900만달러(12조원)로, 전년 같은 기간 90억300만달러(12조30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외부 고객 파운드리 매출(첨단 패키징 포함)도 올 상반기 1억400만달러(1400억원)로, 전년 3억4900만달러 대비 70.2% 감소했다.
인텔 파운드리 매출은 자사 제조 물량과 외부 고객사로부터 수주한 물량을 모두 포함하는데, 특히 대만 TSMC가 주도하는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패트 겔싱어 CEO는 "단기적 기회의 대부분은 고급 패키징이었고, 생산량과 기술 측면에서 그 역량이 상당히 확장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의 커머셜 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TSMC의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부족으로 패키징 주문 일부를 인텔로 전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면 인텔 파운드리 영업손실은 53억400만달러로, 전년(42억2900만달러)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통해 반도체 왕국 재건을 추진하고 있는데, 투자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텔은 "오는 3분기에도 영업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첨단 기술 개발의 빠른 진행을 지원하기 위한 R&D 및 스타트업 비용의 증가도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 “시장 전망 낙관”…2027년 손익 분기 달성
인텔은 다만 첨단 파운드리 장비 도입 계획은 대체로 순조롭다는 입장이다.
인텔은 목표로 정한 '4년 동안 5개 공정 실현', 즉 '4Y5N'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분기에 회사의 첫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사용 공정인 '인텔4'와 '인텔3'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EUV 장비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 가격이 수익 측면에서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EUV는 네덜란드 장비 기업인 ASML에서 생산하는데, 첨단 공정의 복잡한 과정을 단축해 원가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인텔은 아직 전체 생산 물량의 85% 이상이 EUV 이전 공정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앞으로 첨단 공정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겔싱어 CEO는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내년 양산 예정인 18A(1.8나노) 공정과 관련해 "많은 고객들이 18A 공정을 기다리고 있고 협력사 및 고객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2027년 양산하는 차세대 공정인 14A(1.4나노) 공정도 언급했다. 인텔은 2나노 이하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차세대 EUV '하이-NA EUV'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고, 이어 두 번째 장비 도입에 착수할 예정이다.
겔싱어 CEO는 "오리건 시설에 두 번째 하이엔드(첨단) 장비가 들어올 예정"이라며 "14A 공정 준비도 문제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단 차세대 EUV 도입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커진다. EUV 장비는 1대에 3000억원을 호가하는데, 차세대 장비 가격은 2배를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겔싱어 CEO는 "2026년 많은 신규 공장과 새로운 공정 기술이 가동되고, 2027년에는 좋은 시기(손익분기점 도달)을 맞을 수 있다"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재무 비용 감축 등) 운영 개선 사항을 내년에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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