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최고, 안세영 진짜 세요" 열띤 응원
금메달 쐐기에 부둥켜 안으며 축하 한마당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2·삼성생명)의 금빛 질주가 환호 속에서 결실을 맺었다. 안세영의 모교 교직원들과 후배들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를 다시 쓴 '셔틀콕 여제'의 대관식을 보며 격려하고 꿈을 다졌다.
5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체육고등학교.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 응원전을 위해 모인 교내 배드민턴부 등 학생들은 TV 화면 속 흰 유니폼을 입은 선배 안세영의 이름을 목청껏 외쳤다.
라켓 가방을 매고 네트로 발걸음을 옮기는 안세영의 모습이 보이자 '멋지다' '화이팅' 등 연호가 쏟아져 나왔다.
첫 번째 게임 시작 직전 네트를 사이에 두고 상대 허빙자오(중국)와 시선을 교환하는 모습이 송출되자 준비해온 손팻말을 일제히 들어올리며 응원을 시작했다.
'안세영 진짜 세영' '금메달 따고 휴가 가자' 등 재치있는 문구들을 적어온 후배들은 네트를 누비는 선배의 모습을 두 눈에 새겼다.
첫 게임부터 기선을 잡은 안세영은 허빙자오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경기를 주도해 갔다. 안세영이 20점 매치포인트를 먼저 따내자 후배들은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가를 불렀다.
두 번째 게임에서도 안세영은 가볍게 리드를 이어갔다. 안세영의 하이클리어가 허빙자오의 서비스라인에 사뿐히 닿으며 점수를 획득, 장내가 환호 소리로 가득찼다.
잇단 스매시와 푸시, 하이클리어와 헤어핀을 오가는 경기 도중에도 안세영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허빙자오의 체력을 모두 소진시킨 안세영은 20-16, 매치 포인트를 잡은 뒤 금메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배들과 교직원들은 안세영의 금메달 소식에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학창시절 안세영을 가르친 김명자(57) 광주체고 배드민턴 감독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TV 화면 속 대관식 장면을 바라봤다.
김 감독은 "이번 경기는 안세영이 가진 장점이 크게 발휘됐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이끌어 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특히 롱스매싱이 정말 좋아졌다. 스매싱에서 푸시로 바로 연결되는 공격 또한 속도를 아주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학창시절 평범한 중·고등학생으로 대해주지 않고 선수로만 키웠던 것 같다. 사랑을 충분히 주지 못한 것이 아닌지 종종 생각하고 그리워했다"며 "세영이를 다시 보게 된다면 꼭 끌어 안아주고 싶다"고 제자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드민턴부 이나라(18)양도 "선배의 활약은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끈기와 근성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이달 마지막주 청송에서 열리는 경기가 있다. 선배의 기운을 받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대한민국의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은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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