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부동산1~4호, 하루 새 70% 조정
만기 연장·리파이낸싱 추진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재 오피스 빌딩 자산 가치가 34% 빠지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70% 가까운 평가 손실을 보고 있다. 해외 부동산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도 연이어 현실화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부동산1~4호는 펀드 기준가가 지난 1일 981.92원에서 282.49원으로 급락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최근 실시한 자산 재평가 결과를 기준가에 반영했다.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하루 새 71.2% 급락, 설정일 기준으로는 64% 하락했다. 해당 펀드는 2019년 8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만들고 한국투자증권 등이 판매했다.
펀드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최근 유럽 기준금리 인상 및 거래 수요 감소 등으로 폭락했다. 매입가 당시 1억2973만3859유로(1926억5000만원)던 가격은 8520만유로로 34% 하락했다. 법적으로 펀드 자산의 공정가치는 연 1회 재산정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가치 하락 시점과는 시차가 발생한다.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오피스 빌딩 가격 하락이 이어진 가운데 키움이 담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피스 빌딩 '퀸즈 타워(Queens Towers)' 3개동도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퀸즈 타워는 네덜란드 사회고용부산하의 고용노동기구(UWV)가 2028년 9월까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빌딩이다. UWV가 임대면적의 79%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입 당시 빌딩 전체 임차율은 99.7%에 달했다.
빌딩 가격이 떨어진 것보다 손실률이 커진 건 대출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부동산 펀드는 대출을 조달해 부동산 자산을 편입하기 때문에 실제 자산가치 하락률보다 손실률이 더 크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키움운용은 일반 투자자 자금 약 685억원에 더해 1053억원을 대출받아 퀸즈 타워를 매입했다. 자산 가치 하락시 선순위 대출을 제외하고 나면 손실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키움운용은 반기 분배금은 지난 3월 이후 전액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또 자산 가치가 회복될 때까지 내년 2월26일까지인 펀드 만기의 연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운용사는 오는 28일 신탁계약기간 연장을 위한 수익자총회를 개최한다.
대출 연장을 위한 리파이낸싱도 진행 중이다. 부동산 담보대출 계약의 만기일은 펀드 만기보다 6개월 빠른 시점이라 시간은 펀드 만기 도래일보다 촉박하다. 리파이낸싱이 성공한다 해도 지난 5년 간 기준금리가 크게 오른 만큼 조달 비용 증가도 불가피할 예정이다.
한편 해외부동산 펀드 위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나사(NASA) 빌딩과 벨기에 오피스 빌딩을 담은 펀드 등이 자산 매각에 실패하고 만기를 연장했으며, 내년 키움운용 네덜란드 펀드와 비슷한 시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11호와 한국투자뉴욕오피스1호, 한국투자룩셈부르크코어오피스 등도 자산가치 급락에 만기를 연장했거나 배당이 유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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