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축소 진행"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엔/달러 환율이 약 7개월 만에 144엔대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엔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5일 일본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엔화는 144엔대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약 7개월 반 만의 엔화 강세다.
지난 7월 초순 161.90엔에서 약 한 달 만에 17엔이나 엔고가 진행된 셈이다.
닛케이는 올해 전반 미일 금리 차이에 주목했던 투자가들의 "패닉적인 엔 매입이 선명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말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단행을 시사했다. 미일 간 금리 차이 축소가 의식되며 엔 매입, 달러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어 미국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돌고, 실업률도 증가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팽창됐다.
그러자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다른 미국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축소가 진행됐다고 신문은 짚었다. 투자자들이 엔 캐리 청산에 나서면서 엔화 강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일본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 국채금리가 한 때 0.785%까지 하락했다. 약 4개월 반 만의 저가 수준이다.
리소나홀딩스 이구치 게이이치(井口慶一) 시니어전략가는 "미국 경제 연착륙 시나리오 일변도였던 시장이, 미국 경제·고용지표 악화로 급속하게 비관론으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리적 고비 145엔대까지 엔이 상승해 손실을 각오한 엔 매수, 달러 매도가 나오고 있다. 연초 최고치 140엔 정도까지 상승이 시야에 들어왔다"고 내다봤다.
한 시장 관계자는 NHK에 "지난주 미국에서 시장 예상을 밑도는 경제 통계가 잇따르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기 미래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며 "일본은행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달러 매도, 엔 매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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