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이민자 겨냥한 극우 폭동 확산에 "가담자 후회할 것"

기사등록 2024/08/05 10:35:18

스타머 "폭력배 심판하겠다…소요 조장한 사람도 후회할 것"

"피부색이나 신앙 겨냥한 폭력 행위는 극우…모두 비난해야"

英 폭도, 이민자 수용 호텔 방화…체포된 시위대 수 420명↑

[리버풀=AP/뉴시스]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자국을 뒤흔드는 폭동이 이민자를 향한 공격으로 이어지자 엄벌을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 3일(현지시각) 영국 머지사이드 리버풀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시위자가 벽돌을 던지는 모습. 2024.08.05.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자국을 뒤흔드는 폭동이 이민자를 향한 공격으로 이어지자 엄벌을 예고했다.

텔레그래프, 더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스타머 총리는 4일(현지시각) "이 폭력배를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 정의가 신속하게 구현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는 "경찰이 체포할 것이다. 직접적으로 이 같은 무질서에 개입하든 온라인에서 이를 부추긴 뒤 스스로 도망친 사람이든 후회할 것"이라며 "이는 시위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난폭한 폭력 행위다. 거리나 온라인에 이 같은 행위가 있을 곳은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부색이나 신앙을 근거로 어떤 사람을 표적으로 삼는 이는 누구라도 극우"라면서 "모든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이 같은 폭력 행위를 비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내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서 증오를 조장하는 사람은 폭도와 같은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많은 지역 사회에서 지역 모스크(이슬람교 예배당)가 직면한 부끄러운 위협과 공격에 고려해 정부는 지역 경찰 지원과 더불어 모스크 경비 계획을 통해 신속한 추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부 고위층 발언은 시위를 예고한 군중이 이날 이민자 임시 수용 시설로 사용되는 사우스요크셔 로더럼과 스태퍼드셔 탬워스 소재 호텔 창문을 깨부수고 불을 지르는 등 폭력 행위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리버풀=AP/뉴시스]3일(현지시각) 영국 머지사이드 리버풀에서 열린 시위에서 부상한 한 남성이 치료를 받고 있다. 폭력 시위는 지난달 29일 머지사이드 사우스포트에서 일어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이 도화선이 돼 일어났다. 2024.08.04.

같은 날 노스요크셔 미들즈브러에서는 폭도가 이민자 거주지를 찾아 위력을 행사했고, 그레이터멘체스터 볼턴에서는 반(反)이슬람교 시위대와 이슬람교도 사이 마찰이 빚어졌다.

폭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영국 경찰 사상자도 수십 명이 나왔다.

영국 전역은 폭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화선이 된 것은 거짓 정보의 확산이다. 소요 행위로 인해 현재까지 보고된 체포자 수만 해도 420명이 넘는다.

지난달 29일 머지사이드 사우스포트의 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가 시리아 출신 이슬람교도 불법체류자라는 근거 없는 정보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폭동이 시작했다.

소요 행위는 수도 런던을 비롯해 머지사이드 리버풀, 노팅엄셔 노팅엄, 스태퍼드셔 스토크온트랜트, 이스트라이딩요크셔 킹스턴어폰헐,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등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이는 이슬람교도와 이민자를 겨냥한 폭력 행위로 연결됐다.

영국 법원은 살인 사건 용의자가 기독교도 르완다인 부모를 둔 영국 웨일스 태생 인물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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