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방사청장 비위 수사' 변수 될까…KDDX 수주전 '혼선'

기사등록 2024/07/29 14:27:03 최종수정 2024/07/29 15:26:52

HD현대重, 경찰에 '참고인 의견서' 제출

왕 전 방위사업청장과 청탁 의혹에 해명 나서

수사 결과에 방사청 KDDX 입찰 방식도 영향

[서울=뉴시스]한국형 차기 구축함인 미니 이지스구축함이 항해하는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2024.07.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HD현대중공업이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의 비위 의혹 수사에서 부정한 청탁을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참고인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방사청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입찰 비리와 관련해 경찰 수사가 마무리 되는 가운데, 계약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경찰에 "보안 감점 완화 건의에 한화 계열 4사 등 7개사가 참여했다"며 "허위 사실 유포로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이러한 행위가 신속하게 시정돼야 한다"는 내용의 '참고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방사청은 2019년 9월 무기체계제안서 평가업무지침을 개정해 보안 사고가 발생한 업체에 0.5∼1.5점을 감점하는 규정을 삭제했다.

규정 변경으로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 설계 입찰 당시 감점을 피해 0.056점의 차이로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왕 전 청장이 청탁을 받아 HD현대중공업이 입찰에 성공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를 반박하기 위해 HD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의견서는 27쪽 분량으로 첨부한 증거자료까지 합하면 총 197쪽에 이른다. 경찰청을 방문해 직접 설명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거부해 수사 담당자에게 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찰이 왕 전 청장과 HD현대중공업 사이에 청탁이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자, 의혹 보도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한편 투명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은 의견서에서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완화했다는 주장은 2020년 7월께 KDDX 기본설계 입찰 결과를 공개했을 때부터 한화오션이 제기한 내용"이라며 "이후 한화오션이 제기한 민사가처분(법원)과 국민감사청구(감사원)를 통해 허구성이 확인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당시 국민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신청한 방산업체는 총 7곳(▲㈜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퍼스텍 ▲HD현대중공업)인데 이 가운데 4개 회사가 한화 계열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12월 퇴임한 왕 전 청장을 위해 HD현대중공업이 특정 업체를 협력업체로 선정했다는 것 은 설득력이 결여됐다"며 청탁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경찰은 다음 주 왕 전 청장을 소환 조사한 뒤 8월 중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수사로 청탁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연내 발주될 KDDX 상세설계 입찰 방식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방사청이 통상적으로 기본계약을 맡은 업체에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를 맡길 경우 HD현대중공업이 수주에 성공한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관례를 깨고 경쟁 입찰을 선택할 경우 HD현대중공업은 보안 규정 위반 사고로 2025년 11월까지 -1.8점의 감점을 받고 있어 한화오션이 사업을 가져갈 확률이 매우 크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른 입찰 방식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며 "이번 수사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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