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3사 중계 개막식 시청률 합계 3%대에 그쳐
7시간 시차·인기 종목 본선 진출 실패 등 영향 미친듯
중계권 따낸 웨이브·아프리카TV, 올림픽 특수 글쎄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지상파 3사가 중계한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이 직전 올림픽 대비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올림픽 흥행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모바일 중계에 나선 인터넷 기업들도 올림픽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시청률 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7일(한국시간) 오전 2~6시 방송된 파리올림픽 개막식 생중계의 TV 시청률은 KBS1 1.4%, MBC 1.0%, SBS 0.6%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시청률은 지상파 3사가 합계 17.2%를 기록한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 생중계보다 크게 떨어졌다. 당시 시청률은 KBS1 8.4%, SBS 4.8%, MBC 4%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나타난 시청률 저하의 주원인으로 개최지와 한국의 시차가 7시간에 달해 생중계 시청자 확보가 어려웠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개막식이 한국시간으로 토요일(27일) 새벽에 열렸다는 점에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열리는 8개 구기종목(핸드볼, 수구, 농구, 하키, 축구, 핸드볼, 럭비, 배구) 중 한국이 출전하는 종목은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시청자 이목을 끌기 어렵다는 점도 저조한 시청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림픽 온라인 중계권 확보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시들해졌다는 평가다. 올림픽 중계권은 방송사가 올림픽 위원회와 협상해 중계권을 가져오고, 그다음 일반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가 각각 온라인 플랫폼과 협상해 재분배한다. 올림픽 경기의 실시간 중계나 다시보기 등도 모두 협상이 마무리된 매체를 통해서만 송출할 수 있다.
웨이브는 주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가운데 유일하게 파리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했다. 웨이브의 공동 2대 주주는 지상파 3사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웨이브는 지난 25일 여자 핸드볼 경기를 시작으로 대회를 중계하고 있다. KBS1, KBS2, MBC, SBS 등 지상파 채널 실시간 중계와 주요 경기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제공한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출연하는 예능, 다큐멘터리, 인터뷰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한다.
숲(SOOP)은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한국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를 비롯한 32개 종목의 주요 경기를 생중계한다.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진행되는 파리 패럴림픽도 생중계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파리올림픽 중계권 협상에서 생중계 권리 대신에 VOD 권리를 구매해 다시보기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카카오 등 다른 플랫폼들도 중계권 확보에 나서지 않았다.
반면 2020년 개최된 도쿄올림픽은 쿠팡플레이가 OTT 독점 중계를 시도했다가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불거지며 중계를 포기한 바 있다. 네이버, 웨이브, 아프리카TV가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웨이브는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당일 낮 라이브 채널 동시 접속자가 평소의 5배에 달하는 등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갈수록 예년만 못한 올림픽 열기로 인해 거액의 중계권료 대비 중계권 확보가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더해 '보편적 시청권' 논쟁이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최근 방송 업계에서는 OTT나 유료방송 등을 구독하지 않을 경우 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를 볼 수 없는 것은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면서 과거처럼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졌다"라며 "특정 종목에 대한 스포츠 팬덤은 높아지지만 종합 대회에 대한 관심은 떨어졌다. 일반 스포츠 종목 대비 불확실성도 크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노창희 소장은 "현재 파리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예단하기가 어렵고, 분위기가 바뀔 여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은 파리올림픽에 21개 종목에 선수와 임원 등 206명이 참가한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역대 가장 적은 선수단을 파견한 가운데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순위 15위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