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현과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서 은메달
"'하준아 군대가자'란 말 이제 안 듣게 됐어요"
동갑내기 금지현(경기도청)과 호흡을 맞춘 박하준은 27일(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 금메달 결정전에서 셩리하오-황위팅(중국)에 12-16으로 졌다.
중국의 벽을 넘진 못했으나, 파리에서 열린 첫 종목부터 은메달을 수확한 한국 사격은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박하준-금지현의 은메달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딴 첫 메달이기도 하다.
박하준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오늘 좋은 성과를 얻었다"며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숙소에 돌아가서 코치님들과 라면 끓여 먹으면서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선 박하준은 결전지 샤토루 입성 후 맹훈련을 하다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지는 아찔한 위기를 겪었다.
그는 "원래 훈련하는 걸 싫어해서 뺀질거리는데, 여기 와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며 "사격을 하면서 이만큼 훈련해 본 적이 없다. 허리가 많이 아팠는데, 참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메달 욕심이 있다. 아직 큰 대회에서 금메달이 없어서 더 그렇다"며 "오늘은 잊고 내일부터 처음이라 생각하고 또 메달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사격 경기장은 파리에서 약 300㎞ 떨어진 프랑스의 지방 소도시 샤토루에 있다.
그로 인해 파리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기 어렵다.
박하준은 "아쉽진 않다. 경기하러 온 사람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뿐이다. 파리올림픽이 아닌 샤토루 월드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입대를 준비했던 박하준은 이번 올림픽 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혼성 경기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금지현에 대해선 "원래 안 친했는데, 요즘 친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3남 1녀 막내인 박하준은 '사격 집안'이다. 현재 선수로 활동 중인 셋째 누나 박하향기를 따라 총을 잡았다.
올림픽 메달을 딴 박하준은 "부모님이 인천공항에 꽃을 들고 온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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