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라오스 대통령 부부 장례식 참가
많은 시민 무더위 속 운구 행렬 지켜봐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의 장례식이 26일 오후 1시 하노이 쩐탄통 거리 5번지 국립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동시에 호치민 통일궁과 그의 고향인 하노이 동안구 동호이면에서도 추모식이 거행됐다.
장례식에는 통룬 시술릿 라오스 대통령 부부가 당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했다.
현지 영자신문 ‘베트남 뉴스’ 등 언론은 많은 시민들이 장례식장이나 조문 장소를 찾아 쫑 서기장을 추모했다고 보도했다.
쫑 서기장의 운구 행렬이 지나는 동안 거리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경의를 표했다.
국립 장례식장에서 거행된 장례 및 추도식이 끝난 뒤 마이 디치 묘지의 안식처로 옮겨졌다고 베트남 뉴스는 전했다.
◆ 바이든 대통령과 유엔 사무총장 추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쫑 서기장은 미국과 베트남 국민간의 깊은 유대감의 옹호자였으며, 그의 리더십은 우정과 파트너십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쫑 서기장은 베트남 최근 역사의 중추적인 인물”이라며 추모했다고 유엔 부대변인 파르한 하크가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쫑 서기장 재임 기간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이자 유엔의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하기 위해 놀라운 개발 여정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 ‘대나무 외교’로 실리 정책 추구
쫑 서기장은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소련에서 공부해 베트남이 러시아와 중국에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그러나 쫑 서기장은 ‘대나무 외교’라는 실용적인 정책을 따라 지정학의 변화하는 역풍 속에서 구부러지지만 부러지지 않는 외교 정책을 구사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두고 분쟁을 겪는 이웃 대국인 중국과 전통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베트남은 과거 전쟁을 벌인 미국과도 가장 높은 외교적 지위인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로 격상시켰다.
신화통신은 “쫑 서기장은 중국 공산당의 절친한 동지이자 진정한 친구”라며 “강력한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위대한 지도자”라고 칭송했다.
◆ 반부패에 명운 건 리더십
2011년 서기장에 오른 뒤 권력 서열 1위를 지켰던 쫑 서기장은 19일 하노이 ‘108 중앙군 병원’에서 80세로 사망했다.
1944년 하노이에서 태어난 쫑은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가로 22세의 나이에 공산당에 입당했다. 그는 부패가 당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겼다.
쫑은 서기장으로 재선된 2016년 “규율이 없는 나라는 혼란스럽고 불안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정치 엘리트를 모두 태운 ‘불타는 용광로’로 알려진 광범위한 반부패 캠페인을 벌였다.
2016년 이후 수천 명의 당 간부들이 징계를 받았다. 여기에는 전직 대통령과 국회의장도 포함됐다.
총 8명의 정치국 위원이 부패 혐의로 축출됐다. 이는 1986년에서 2016년 사이에는 단 한 명도 축출되지 않은 것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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