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6' 의대교수들 "국시 미응시 96%이상일듯…공멸기로"

기사등록 2024/07/26 12:07:45 최종수정 2024/07/26 12:19:22

6개 의대교수 비대위 26일 공동 입장문

"오늘 지나면 의사 배출 극소수에 그쳐"

"복지·교육부 특단의 조치 및 대책 시급"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일부 대학 2025학년도 의과대학 수시 재외국민·외국인 원서접수 시작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시내 의과대학 모습. 2024.07.04.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 접수 마감일인 26일 '빅5' 등 주요 수련병원 교수들이 의대생의 미응시율이 약 96%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의사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고려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갑작스러운 의대 증원 추진 이후 수련병원, 상급종합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는 요원하고, 수업 현장을 떠난 의대생의 복귀는 더욱 가망이 없어 보인다"면서 "과로에 지친 의대 교수들은 학생, 전공의 교육을 통한 의사, 전문의 양성 소임마저 사라져 가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6일은 국시 실기시험 접수 마감일로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은 실기 접수조차 불가능한 상황이고, 동의서를 제출한 학생 중에서 실기 접수를 하지 않을 학생까지 고려하면 본과 4학년 중 국시 미응시자는 최소 95.5%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지난 10일 발표한 전국 본과 4학년생 30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 응시 예정자 중 95.5%가 응시를 거부했다.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 중 2773명이 국가시험에 필요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학교 측에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의대들은 국시 실기 접수에 앞서 본과 4학년생들로부터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졸업 예정자 명단을 등록해야 한다. 이 명단에 등록된 의대생들 만이 국시 응시 자격을 얻는다.

6개 의대 교수 비대위는 "2020년 의정 갈등 사태 속에서 실기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던 본과 4학년생이 2700여 명이었음을 돌이켜보면 이번 사태를 대하는 학생들의 의지가 얼마나 결연한지 잘 알 수 있다"면서 "특단의 조치 없이 오늘이 지나게 되면 내년도 의사 배출이 극소수에 그치는 사태를 피하기 어려워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의 책임 있는 조치와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사직 전공의 7648명을 사직 처리하고 지난 22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절차에 들어갔지만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율도 매우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대위는 "풍전등화, 백척간두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한국 의료는 공멸 또는 극적 타개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병원의 수련 시스템이 한번 무너지면 가뜩이나 입지가 줄어드는 ‘바이탈과’(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과) 전공의 지원이 급감하고, 아예 전공의 수련 명맥이 끊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과로에 시달리면서도 학생과 전공의를 가르치는 소임과 중증 환자 진료의 보람으로 버티어 오던 의대 교수들의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길이 없다"면서 "전문의 배출이 없고 전공의(신규 의사)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포용적 조치를 통해 험난한 위기를 극복하는 전화위복의 국정 운영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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