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정자, 인프라 구축한 엔터산업 전문가…'하이브 2.0' 주도
박 대표, '어도어 사태' 이후 쇄신 요구 받아
엔터·테크 융합 분야서 역할 맡을 듯
하이브는 새 최고경영자(CEO)에 이재상 CSO(Chief Strategy Officer)가 24일 내정됐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하이브는 추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할 계획이다.
하이브는 조만간 공개할 '하이브 2.0' 전략을 주도할 적임자로 이 CSO를 점 찍고 올 초부터 리더십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 내정자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모니터그룹과 현대자동차, 구글을 거쳐 지난 2018년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이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CIGO(최고혁신성장책임자), 하이브 CSO(최고전략책임자), 하이브 아메리카 COO(운영총괄책임자),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하이브의 사업전략 및 투자 전반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 내정자는 특히 하이브의 3대 사업전략 구조인 '레이블 - 솔루션 - 플랫폼'을 설계하고 안착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는다. 국내 유수의 레이블 및 기술기업 인수·합병(M&A)과 하이브 기업공개(IPO) 절차를 주도했다.
하이브는 "이재상 대표 내정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의 전략 수립, 운영 경험까지 두루 갖춘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가”라며 “하이브가 음악과 기술 기반의 고도화된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3년간 하이브를 이끌어 온 박 대표는 하이브의 글로벌 사업 본격 확장 및 신성장 전략이 새로운 리더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기로 했다.
2021년 7월 취임한 박지원 대표는 재임 기간 하이브의 연결 기준 매출액(2020년 7963억원 → 2023년 2조1781억원)과 영업이익(2020년 1455억원 → 2023년 2956억원)을 각각 두 배 이상 성장시켰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매출액 2조원 고지 돌파 등의 성과를 이끌며 멀티 레이블의 기틀과 글로벌 사업 확장의 기반을 다진 CEO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는 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노출되는 과정에서, 박 대표와 민 대표의 사적인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되며 이미지에 타격이 갔다. 이 과정에서 멀티 레이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제기됐다. 한편에선 게임업계에서 통하던 경영 방식 등을 박 대표가 K팝 업계에 이식하는 과정 중에 부작용도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점들이 최근 계속 문제가 되자 하이브 안팎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박 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런데 박 대표가 완전히 하이브를 떠나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이전 전문 분야를 살려 하이브에 힘을 계속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는 "박지원 대표는 향후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테크놀로지의 융합 영역에서 본인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사 성장 전략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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