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日기시다 재선에도 영향줄까…"美발 불똥 경계"

기사등록 2024/07/23 11:48:10 최종수정 2024/07/23 12:42:52

'지지율 침체' 기시다도 여당 내 사퇴 압박 직면

당내 "바이든도 퇴진했으니 기시다도 용퇴를" 지적도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선언하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주변에서는 미국발 '불똥'에 대한 경계감이 감돈다고 23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처럼 여당 내 퇴진론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지난 4월 1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는 모습. 2024.07.2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선언하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주변에서는 미국발 '불똥'에 대한 경계감이 감돈다고 23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처럼 여당 내 퇴진론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일본 명절인 오봉(お盆) 직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대응을 판단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올해 오봉은 8월13~16일이다. 이 시기를 전후로 자민당 내 선거전 움직임도 점점 본격화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처한 상황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고령 문제로 지적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민주당 내에서 터져나온 바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상·하 양원 선거도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떄문이다.

일본에서도 내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 내년 10월인 중의원(하원) 의원 임기 만료가 임박하면서 내각 지지율이 침체된 데 대한 자민당 내 위기감이 강하다. 기시다 총리에 대한 퇴진 요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단 후 "일본 정계에서는 잔물결이 일어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선거의 얼굴'을 교체하면 좋다는 소리가 자민에서 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에게 비판적인 입장인 자민당 중견 의원은 "당 회의에서 사임요구를 한다면 재밌어 질 것"이라며 사퇴를 기대했다.

연립여당 공명당의 관계자도 "우리 중 (기시다) 총리의 연임을 바라는 목소리는 제로(0)다"고 단언했다.
[워싱턴DC=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양자 회담을 가지며 발언하고 있다. 2024.07.22.

아사히신문도 23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같이 낮은 지지율에 헐떡이며 '끌어내리기(강판)'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 각료 경험자는 "바이든 대통령도 퇴진했으니 기시다 총리도 싹 용퇴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가 높아지자, 그에 대적할 만한 인물이 총리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각료 경험자는 "중량급 대통령에 대치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면 총리직을 잘 수행할 수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 퇴진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상이 "총재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총재 선거 출마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22일 강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과거 (경제재생담당상으로서) 미일 무역 협상을 담당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모테기는 터프하다'고 들었다”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월 아소 다로(麻生太郎) 자민당 부총재가 방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담했을 때 모테기 간사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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