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침체' 기시다도 여당 내 사퇴 압박 직면
당내 "바이든도 퇴진했으니 기시다도 용퇴를" 지적도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선언하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주변에서는 미국발 '불똥'에 대한 경계감이 감돈다고 23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처럼 여당 내 퇴진론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일본 명절인 오봉(お盆) 직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대응을 판단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올해 오봉은 8월13~16일이다. 이 시기를 전후로 자민당 내 선거전 움직임도 점점 본격화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처한 상황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고령 문제로 지적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민주당 내에서 터져나온 바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상·하 양원 선거도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떄문이다.
일본에서도 내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 내년 10월인 중의원(하원) 의원 임기 만료가 임박하면서 내각 지지율이 침체된 데 대한 자민당 내 위기감이 강하다. 기시다 총리에 대한 퇴진 요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단 후 "일본 정계에서는 잔물결이 일어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선거의 얼굴'을 교체하면 좋다는 소리가 자민에서 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에게 비판적인 입장인 자민당 중견 의원은 "당 회의에서 사임요구를 한다면 재밌어 질 것"이라며 사퇴를 기대했다.
연립여당 공명당의 관계자도 "우리 중 (기시다) 총리의 연임을 바라는 목소리는 제로(0)다"고 단언했다.
아사히신문도 23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같이 낮은 지지율에 헐떡이며 '끌어내리기(강판)'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 각료 경험자는 "바이든 대통령도 퇴진했으니 기시다 총리도 싹 용퇴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가 높아지자, 그에 대적할 만한 인물이 총리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각료 경험자는 "중량급 대통령에 대치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면 총리직을 잘 수행할 수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 퇴진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상이 "총재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총재 선거 출마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22일 강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과거 (경제재생담당상으로서) 미일 무역 협상을 담당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모테기는 터프하다'고 들었다”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월 아소 다로(麻生太郎) 자민당 부총재가 방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담했을 때 모테기 간사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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