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다 됐다. 나라를 어둡고 잔인하게 만들지 말라"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민주당 최대 선거자금 기부자 중 한 명인 실리콘 밸리의 벤처투자자 마이클 모리츠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모리츠는 NYT에 보낸 이메일에서 “슬프게도 바이든 대통령이 허영과 미덕 사이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 나라를 어둡고 잔인한 시대로 만들거나 시간의 아버지(Father Time; 시간을 의인화한 가상의 존재로 큰 낫과 모래시계를 든 노인의 모습)의 말을 따라야 한다. 시간이 다 됐다”고 밝혔다.
모리츠는 올해 대선 기간 동안 친 바이든 및 반 트럼프 진영에 780만 달러(약 109억 원)을 기부했다. 이중 680만 달러는 격전 지역에서 트럼프를 공격하는 광고에 집행됐다.
모리츠는 추가로 보낸 이메일에서 “바이든에 투표할 것이나 민주당의 기부 요청에는 단 한 푼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언론인 출신으로 기술 부문 유명 벤처회사인 세콰이어 캐피털을 수십 년 동안 운영해온 모리츠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출마하자 정치에 적극 뛰어들었다.
실리콘 밸리 리더들 가운데 넷플릭스 설립자 리드 헤이스팅스, 징가 설립자 마크 핀커스 등에 이어 모리츠도 바이든의 후보 사퇴 요구에 가담했다.
이날 오후 링크드인 설립자 레이드 호프먼 주재로 열리는 실리콘 밸리 기부자 비공개 모임에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연설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주요 기부자들이 드러나지 않게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해왔으며 모리츠는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가장 유력한 인사다.
타임스지는 지난주 바이든 진영 최대 수퍼팩인 퓨처 포워드가 9000만 달러 규모의 기부 약정액 집행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바이든에 대한 대규모 기부가 지난달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이 코로나로 격리돼 있는 탓에 다음 주 기부자 모임 초대자는 질 바이든 영부인이며 올림픽 개막일 하루 전 프랑스 파리에서 모임이 열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