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태풍보다 호우 피해 보험금 더 많이 지급돼"
21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지난 11년(2013~2023년) 동안 자사 풍수해보험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이 회사의 풍수해보험 계약건수는 1만3302건으로 최근 5년 평균 계약건수(5254건)보다 약 153% 늘었다. 2013년과 비교해선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풍수해보험 가입자수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풍수해 피해로 총 4248건의 보험금이 지급됐으며, 지난해 지급된 보험금은 2013년에 비해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연재해 유형에 따라 살펴보면 2020년 이후 집중호우 피해로 지급된 보험금 비율은 증가한 반면, 태풍 피해로 지급된 보험금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처음으로 태풍보다 호우 피해로 인한 보험금이 더 많이 지급됐다.
강수량에 따른 보험금 지급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 당일 강수량이 80㎜ 이상일 때 집중호우에 의한 평균 보험금 지급액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강수지속일수에 따른 변화를 분석했을 때 이틀누적 강수량 130㎜ 미만일 때 보험금 지급액이 유사한 수준이었나, 130㎜ 이상일 때는 보험금 지급액이 증가했다.
3일 누적 강수량에서는 140㎜ 이상일 때 보험금 지급액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당일에 강수가 집중되지 않더라도 강수가 2~3일 동안 지속되며 누적 강수량이 증가할 경우에도 집중호우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당일 강수량이 80㎜ 미만인 일반적인 강수의 경우 경남에서의 보험금 지급액이 가장 많았으며, 당일 강수량 80㎜ 이상의 호우가 발생한 경우 경북에서의 보험금이 가장 많이 지급돼 과수 농가가 많은 내륙지역에서 집중호우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추정됐다.
태풍의 경우 북상 경로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 수준이 크게 달라졌다. 태풍이 대한해협을 통해 남해안으로 북상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는 경우 서해안으로 북상할 때보다 약 54.4% 많은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경우, 우리나라가 태풍의 위험반원에 속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나 서해안의 낮은 수심으로 인한 태풍의 적은 에너지원과 중위도의 강한 편서풍으로 인해 태풍의 지속시간이 12~24시간 정도로 1일 이내에 빠르게 소멸해 한반도에 피해를 미치는 영향시간이 짧았다.
또 서해안으로 북상 시 서울과 수도권이 태풍의 위험반경에 드는데, 상대적으로 피해 대비가 잘 마련됨에 따라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집중호우와 태풍 영향 시 피해 유형을 분석한 결과, 집중호우 발생 시엔 단시간 내 많은 양의 빗물이 주택·시설로 유입되면서 집기·가재도구 등의 침수 피해가 86.9%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반면 태풍 발생 시엔 비닐하우스의 비닐이 찢어지는 피해가 82.1%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 외에도 집중호우 시 건물의 외벽·창문 파손, 천장·축대의 붕괴 등의 피해가 주로 발생했으며, 태풍 영향 시엔 주택의 지붕이 날아가거나 기왓장·처마, 간판의 파손 등의 피해가 주로 발생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집중호우와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빈도 역시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피해가 증가하지 않도록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철저한 대비와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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