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가볍고 얇아진 폴드6, 주름 없는 플립6…'바형 폰'이나 마찬가지
전작 단점 없앤 하드웨어 진화…글쓰기·사진 편집 등 AI 기능도 만족
폴더블폰 특성 살린 '대화 통역' 유용…정확한 단어 인식 등 아쉬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작인 '갤럭시 Z 폴드·플립6'에 대한 첫 인상이다. 갤Z6 제품은 갤럭시 AI(인공지능)을 기본 탑재한 첫 폴더블폰이지만, 더 눈길이 갔던 것은 디자인과 외관이었다. 주인공이 AI가 아니라 하드웨어 개선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존의 폴드는 대화면 활용도 측면에선 좋았지만 접어서 쓸 때의 화면이 너무 좁았고, 플립은 휴대성이 훌륭했으나 화면을 폈을 때 주름이 거슬리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신작들은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없앴다. 폴드6는 커버 스크린 화면비가 개선돼 웬만한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기기를 접었을 때의 빈틈 문제는 사실상 완전히 해결된 수준이었다. 플립보다 화면을 접은 채로 더 자주 쓰게 되는 폴드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갤럭시 S나 A시리즈를 쓰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폴드6의 무게는 239g으로 전작보다 14g 줄었다. 바형 스마트폰인 S24 울트라(232g)와는 불과 7g 차이다. 기자가 실제 사용 중인 제품인 경쟁사의 최상위 모델 '아이폰15 프로 맥스(221g)'와는 18g차이였는데, 실제 사용 시 체감은 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두께도 확실히 줄었다. 접었을 때 두께가 12.1㎜로 전작보다 1.3㎜ 얇아진 것. 물론 일반적인 바형 스마트폰 보다는 두툼한 편이지만 그립감은 충분히 좋았다. 이전작들은 접었을 때 폴드와 플립의 두께가 큰 차이가 없었는데 갤Z6는 그립감은 물론 육안으로도 폴드6가 확연히 얇아졌다. 커버스크린 화면비가 22.1:9로 개선되면서 접었을 때도 별다른 불편함 없이 바형 스마트폰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전작과 달리 화면의 모서리가 곡선에서 각진 형태로 바뀐 것도 더 깔끔한 느낌을 줬고, 기기 후면이 메탈 느낌의 무광 소재로 적용한 디자인도 더 만족스러웠다.
플립 시리즈 최초로 냉각 장치인 '베이퍼 챔버'가 탑재되며 고사양 게임 등을 구동해도 기기 발열이 심하지 않았고, 배터리 용량도 하루 종일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인 4000mAh로 늘어났다.
갤럭시 AI의 글쓰기 기능은 이미 사람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갤럭시 AI에게 '표준', '공손한'으로 문체를 설정하고 '이번주 토요일 저녁식사 일정이 가능한지 물어봐줘'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단순한 명령 하나만으로도 갤럭시 AI는 일정을 물어보는 것 뿐만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편안한 시간대를 알려달라', '다른 일정이 있다면 말해달라'는 등 정말 사람이 보내는 것처럼 정중한 메시지를 만들어냈다.
이제 갤럭시 AI는 피사체를 지우는 것 만이 아니라 새로 창조까지 해준다. 내가 찍은 사진에 그림을 그리면 이를 AI가 실사 사진처럼 바꿔준다. 그림 실력이 처참한 수준이어도 상관 없다. 형태만 나타나면 AI가 자연스럽게 실물로 바꿔준다.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에 칵테일에나 꽂히는 우산 장식물을 그려보니 AI가 이를 실제로 구현해주기도 했다.
또한 이번 갤Z6 시리즈는 폴더블폰의 '듀얼 스크린' 특성을 활용한 대화 모드 실시간 통역도 추가됐다. 화면을 반쯤 접은 채 한국어로 말을 하면 반대편 커버 스크린에는 상대방의 모국어로 번역돼 표출되는 식이다.
외국 여행 등에서 충분히 활용도가 높은 기능이지만 아직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발음이 다소 부정확하거나 말이 빠르면 AI가 정확하게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번역에도 수초 간의 지연시간이 나타나기도 했다.
폴드6와 플립6는 폴더블폰의 장점을 살린 유용한 AI 기능들이 접목됐을 뿐 아니라 더 탄탄한 하드웨어 기본기를 갖추며 전작의 단점을 대부분 극복해냈다. 폴더블폰을 쓰고 싶더라도 주름·무게·그립감 등의 단점으로 구매를 망설였다면, 폴드·플립6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 '완성형' 제품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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