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여성 최초로 집행위원장 재선 성공해
유럽의회 의장·ECB 총재 女…외교 수장도 가능성 커
지명자 기준으로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유일한 남성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여성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가운데 기구 안 최고위직에 여풍(女風)이 몰아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18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진행된 표결에서 재적의원 720명 중 찬성 401표를 얻어 연임을 확정했다. 반대 284표, 기권 15표, 무효 7표 등에도 과반선을 40석 초과했다.
2019년 여성으로서 처음 EU 집행위원장에 오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독일 의사 출신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앙겔라 메르켈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맡은 뒤 EU를 이끌었다.
또 다른 여풍의 주인공은 이틀 전 여성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과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후보로 지명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다.
메촐라 의장은 지난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개원한 제10대 유럽의회에서 찬성 562표로 2년 6개월 동안 의회를 이끌 의장직에 재선출됐다.
1979년 지중해 작은 섬나라 몰타에서 태어난 메촐라 의장은 2013년부터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왔다. 2020년부터 유럽의회 부의장을 맡다가 2년 뒤 궐위에 따라 의장을 대행하다 1월 의장으로 선임됐다.
칼라스 총리는 오는 9월 말부터 시작하는 일련의 청문회 등을 소화한 뒤 집행위원단과 유럽의회 집행위원회 구성 심사를 통과하면 오는 11월 임기를 시작한다.
변호사 출신 칼라스 총리는 2011년 의원으로 선출된 뒤 2021년부터 에스토니아 내각을 이끌었다. EU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그는 지난 15일 사임했지만 새 총리가 선임될 때까지 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위직 중 유일하게 남성이 맡을 가능성이 큰 자리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후임자로는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가 내정됐다. 코스타 전 총리는 별도의 의회 승인 과정 없이 오는 12월1일 임기를 시작한다.
EU 최고위직으로 일컬어지는 집행위원장, 정상회의 상임의장, 유럽의회 의장, 외교·안보 고위대표 중 여성은 이미 2명이다. 칼라스 총리가 직책을 맡게 되면 그 숫자는 3명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유럽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여성이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ECB 총재는 2027년까지 직을 수행한다.
하지만 EU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는 아직 여성이 최고위층을 맡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7개 회원국 정상을 비롯해 EU 최고위직 인사를 망라한 지난해 12월 EU 정상회의 당시 회의장에 참석한 여성 지도자는 7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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