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은 방통위 정상화 조치…야당은 입법 중단"
"범국민협의체 구성해 법안 원점 재검토·합의해야"
[서울=뉴시스]조재완 신재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여야 간 '방송4법' 협의를 위한 범국민협의체를 구성해 합의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여당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정상화 조치를 요구했고, 야당에는 입법 강행 방침을 중단하고 법안을 여당과 원점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본회의는 사실상 무산됐고 25일에도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를 향해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발짝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고 정말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해보자"고 밝혔다.
우 의장은 "방송법을 둘러싼 여야 극한 대치가 내부 갈등을 넘어 극심한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며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다"고 우려했다.
그는 "방송통신정책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하고 방송, 통신, 인터넷 분야가 치열한 혁신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이럴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발의와 사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동안 한시가 급한 민생 의제들도 실종되고 있다.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교섭단체인 정부여당과 야당의 극심한 대치 상황에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다"며 여야를 향해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발짝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고 정말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법안에 합의해보자"며 "이를 위해 국회의장 책임 아래 집중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야당을 향해선 "방송4법에 대한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여당과 원점에서 법안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도 중단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부여당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일정을 중단하고 방송통신위원회의 파행적 운영을 즉각 멈추고 정상화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며 "여야 정당과 시민사회, 언론종사자와 언론학자 등 고루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하고 두달 정도 시한을 정해 결론을 도출해보자"고 말했다.
여야는 전날 국회 본회의 일정 협의에 나섰지만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18·25일 본회의를 열어 방송4법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할 것을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의사일정 자체에 반대한다며 맞섰다.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지 보름이 지났지만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회 개원식도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우 의장은 이어진 취재진 질의응답에서 '방송4법'을 특정해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요구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방송법은 오래된 현안이고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방통위원장 선임과 탄핵 사태로 지난 13개월 동안 직무대행까지 포함해 위원장이 7번 교체됐다"며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봤다.
그는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 방송법에 대해 특히 이렇게(범국민협의체 구성) 해보자는 것인데 이렇게 성과를 내게 되면 다른 것들도 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우선 방송법이 가장 긴박하고 갈등이 계속 양산돼온 것이어서 방송법부터 풀어보자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이 요청한 18·25일 본회의 개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야당과 정부여당에 대한 요청이 하나로 묶여 있어 하나로 떼어 이야기하긴 매우 어렵고 한꺼번에 패키지딜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당장 본회의 개최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가 이렇게 제안했으니까 최소한 일주일은 답변을 기다릴 생각이다. 18일은 본회의 잡을 안건이 없고, 25일은 다른 안건이 나올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정부여당과 야당이 다 수용해서 제가 제시한 안에 대해 두 달간 논의에 들어가면 이런 안건을 올리지 않을테고 만약 이게 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 상황을 보고 의장이 판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개원식이 무기한 연기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 참석 요청 의향을 묻는 질문엔 "오늘 제헌절 경축사를 하면서 개헌 문제를 갖고 대통령을 뵙자고 제안을 드렸다"며 "우리 사회가 갈등하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출구를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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