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빅3'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대형 수주 소식이 이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해 3조6832억 원 규모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 12척을 포함해 올해 총 144척(해양설비 1기 포함)을 수주했다. 총 162억7000만 달러로 6개월여 만에 연간 목표로 정한 135억 달러를 120.5% 초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6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7척, 암모니아운반선(VLAC) 2척,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1척, 해양 1기까지 총 27척(기)을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53억3000만 달러로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수주 금액 35억2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22척을 수주해 누적 49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목표인 97억 달러의 51% 수준이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발주가 늘고, 대형 프로젝트 재개가 예상되며 조선사들이 수주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운반선은 현재 호황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4년 뒤 인도 물량까지 계약하고 있어 선주가 일정에 맞춰 발주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 조선사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이다"고 말했다. 선박 가격 협상의 열쇠를 조선사들이 쥐고 있는 모습이다.
신조선가가 2022년부터 꾸준히 상승 랠리를 달린 점이 특히 국내 조선업계에 긍정적이다. 선박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이 실리는 장면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7.23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70.91포인트와 비교해 약 10% 상승했고, 최대 호황기였던 2008년 9월의 191.6포인트를 향해 가고 있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지수화한 수치로, 예를 들어 187포인트는 당시와 비교해 87% 가량 더 높다는 걸 의미한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의 컨테이너선 수주와 관련해 "오랜만의 컨테이너선 발주도 반갑지만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선가"라며 "시장선가보다도 척당 10% 이상 높은 가격으로 수주했다"고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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