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업계 "추가 인원 고용 어려워…로봇 도입·가격 인상 속도 빨라질 것"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으면서 카페·치킨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물가 인상을 못하도록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인건비 압박까지 추가됐다"며 "매출 대비 비용이 계속 늘어나니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이날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9860원에서 170원(1.7%) 오른 것으로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됐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1만원대를 기록하는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며, 최저임금이 5000원대로 올라선 2014년도 이후 11년 만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가 높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게 돼 힘들다"며 "가맹점주들의 경우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을 고용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매장 자동화·무인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완전 자동화는 어렵지만 치킨을 튀기거나 할 때 중간 단계만 줄어도 효율이 확 높아진다"며 "인건비를 절감하고 운영상의 효율성을 더해줄 수 있게 로봇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튀김 로봇 도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bhc, 부어치킨 등은 LG전자 사내벤처가 개발한 튀김 조리 로봇 '튀봇'을 활용하고 있다.
치킨을 튀기는 뉴로메카의 협동로봇도 업그레이드 돼 교촌치킨 지점에 확대 공급되고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인건비가 부담된다는 걱정어린 목소리를 냈다. 비용 부담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임금이 오르면 비용도 같이 늘어나 제품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내년 제품 가격이 상승 기조를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올해 일부 카페 프랜차이즈들은 원두 가격 인상 등을 들어 제품값을 올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오르게 되면 제품값 인상 추세가 빨라질 수 있다.
저가커피 브랜드 컴포즈커피는 일부 특수 상권 매장에서 아메리카노 등 테이크아웃 메뉴가를 1000원씩 인상했다.
더벤티도 올해 4월 카페라떼 등 음료 7종의 가격을 200~500원 올렸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부담이 되는 편"이라며 "올해 논의 과정에서 나온 1만2000원까지 최저임금이 오르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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