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의회지도자· 주지사 초청 만찬과 기자회견 예고
TV토론 참패는 "감기 걸린 날의 일시적 사건"으로 넘겨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TV인터뷰에서 말을 더듬거나 어휘를 잘못 말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올려 그 동안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하는 게 맞다"는 압력을 받아왔다.
이번 공격전은 그에 대한 방어전이며 바이든의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설욕전의 성격도 갖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우리는 (후보 사퇴론 등) 이번 사건은 빨리 한 페이지를 덮고 넘어가고 싶다"고 백악관의 카린 잔피에어 대변인은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절대로 후보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바이든의 TV토론 실패는 "하필이면 감기가 걸려 있을 때 토론을 해야 했던 운이 나쁜 날 밤"의 한 사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2일 나중에 유세 연설에서 그 날의 토론 실패를 연이어 유럽 출장을 다녀온 이후의 시차 적응 실패의 탓으로 돌렸다.
"내가 현명하지 못했다. 두 차례나 세계 전체를 도는 그런 여행을 했다"고 바이든은 말했다. 그러면서 출장에 관해 백악관 비서들이 말리는 데도 그것을 듣지 않았다면서 "실제로 토론 중에 나는 쓰러져 잠들어 있었던 거나 같다"고 농담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자들 가운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실수를 지워 버리려는 백악관의 여러 얘기를 믿지 않는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이 시차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말을 더듬거나 앞 뒤가 안맞는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주제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민주당 선거 자금 기부자들과 의회 내 민주당 의원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이들 중 한 소식통이 AP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내부 대화를 밝힐 권한이 없다면서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도 상 하원 의원들에게 연락을 하거나 소통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사태를 악화 시켰다고 한다. 그들은 어떻게 바이든처럼 노련한 정치인이 그처럼 형편없는 토론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백악관이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도 분개하고 있다.
토론 실패가 별개의 사건인지, 일정한 행동 패턴의 일부로 반복될 것인지를 두고도 의론이 분분하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비공개 회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2명의 소식통도 그와 비슷한 얘기를 했다. 바이든은 어떤 때에는 매우 예리하고 집중적인 발언을 하지만 어떤 때는, 특히 밤 늦은 시간에는 말을 도중에 끊거나 제대로 어휘를 고르지 못해 더듬 거리며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이들 역시 AP 통신에게 대통령의 비공개 회의에 관한 이야기라서 공개할 권한이 없다며 익명을 요구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은 이 문제에 관해 MSNBC와 인터뷰에서 "바이든의 토론 실패가 한 번의 에피소드로 끝날지 영구적인 상태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펠로시는 "국민이 그 질문을 한다면, 그건 합법적인 질문이다. 두 후보에게 모두 그렇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바이든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말은 입밖에 내지 않았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대통령 자신이 이 문제에 관해서,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얼마 후 그의 대변인은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에 대해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2025년 1월 20일 그의 취임식에 참석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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