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국회의장 '채상병 특검법 상정' 규탄…"편파 운영, 사퇴하라"

기사등록 2024/07/02 15:27:09 최종수정 2024/07/02 17:10:52

우 의장, 오후 본회의 채상병 특검법 상정키로

여 "우원식, 이재명 지키려 방탄…물러나라"

채상병 특검법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 방침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을 방문해 우원식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2024.07.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하지현 한은진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채 상병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예고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인데,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위치한 우 의장의 집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정성국 원내부대표는 "여야가 상호 존중하는 국회 관례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며 "22대 국회가 되고 모든 관례가 깨지고 국회 협치가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4년간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하는) 모습을 반복하고 싶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 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 2위인데, 국가 서열 8위를 지키기 위해 방탄하는 모습"이라며 "4년 동안 계속 이 모습으로 국회를 운영하려면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김기현 전 대표는 이날 "역대 국회 의사일정이나 대정부 질문 때 쟁점 법안을 처리한 적이 없었다"며 "21대 국회에서 이미 부결된 법안을 22대에서 다시 하겠다는 건 정쟁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가 명확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채 상병 특검법도 (순직 1주기인) 19일 이전에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역산해 오늘 무리하게 상정하는 것"이라며 "국회의장이 뻔히 알면서 야당에 동조해 (특검법을) 상정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권성동 의원도 "민주당은 22대 국회 협상부터 국회 관행과 전통을 무시하고 국회의장·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을 다 차지했다"며 "우 의장은 민주당 적극 지지자인 '개딸'(이재명 대표 극성 지지자)의 비판을 두려워한 나머지 민주당 요구를 들어줘서 첫날부터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재 의원은 "대정부 질문하는 날 법안 상정이 웬 말인가.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민주당 편만 드는 게 말이 되나"라며 "국민의 45.2%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108명 의원을 밟고 지나가겠다는 우 의장은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2024.07.02. suncho21@newsis.com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장실 항의 방문을 마친 뒤 "우 의장께 채 상병 특검 상정을 철회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고, 민주당 원내대표께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정부 질문을 하는 날에 (채 상병 특검법안을 상정하는) 민주당은 등에 칼을 꽃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의원들은 이날 의장실 앞에서 "의회주의 무시하는 편파 운영 중단하라" "국회의장 중립의무 준수하라" "국회 유린 국회의장 민주당에 돌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우 의장을 향해 "의회주의를 무시하는 우원식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의장실 항의 방문 뒤에는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마친 뒤 야당이 강행 추진 중인 채 상병 특검법안을 상정하고, '쌍방울 대북 송금' 수사 검사 및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야당 특검법안 단독 처리 전망에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우 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탄핵안의 단순 보고는 있을 수 있지만, 법안 처리를 위한 안건을 상정한 전례는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며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무제한 토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정부 질문 이후 처리할 안건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지 못했다"며 "채 상병 특검법은 오는 19일이 채 상병 1주기라 양보할 수 없어서 우 의장에게 상정을 요청하고 특검법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gold@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