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친(親)러시아 성향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전쟁 발발 뒤로 처음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할 예정이다.

가디언은 1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르반 총리가 이튿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서 오르반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매체는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양측 소식통 모두에게 이 같은 전망을 확인했다고 한다. 다만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헝가리가 이달부터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으면서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서 오르반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 뒤로 EU 정상회의 등에서 두 정상은 만난 적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한 뒤로 양국 정상회담을 공식적으로 가진 적은 없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려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두 기구 모두 회원국에 속한 헝가리와 대화가 중요하다. 두 기구 모두 가입 문턱을 통과하려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번 회담 전제 조건으로 헝가리 측은 우크라이나 측과 소수민족 권리문제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는 계속해 우크라이나 남서부에 포진한 헝가리 소수민족이 차별받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주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페테르 시이아르토 헝가리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이 회담 성사를 위해 협의해 왔다. 두 장관은 지난 1월에 만나 우크라이나는 헝가리인 소수민족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친러 정부 구성원인 시이아르토 장관은 러시아와 밀착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로 최소 5차례 러시아를 방문했고 지난달에는 벨라루스를 방문해 EU 제재를 위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