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등 332억원 청구…7월17일 첫 변론기일
공사비 분쟁에 정비사업, 공공사업 줄줄이 지연돼
표준계약서 실효 지적 "규모 큰 공사 사용 강제를"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서울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건축 공사비 분쟁 첫 재판이 다음달 열린다. 공사비 분쟁이 소송으로 비화되는 가운데 공사비를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표준계약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3부는 오는 7월17일 오후 GS건설이 미아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청구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3월21일 조합을 상대로 322억9900만원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소송 가액에는 공사대금 인상액 256억원 등이 포함됐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자잿값과 인건비가 폭등했고 최근 고금리까지 이어지며 공사비가 늘면서 GS건설은 지난 1월 조합에 공사대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조합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조합과 시공사는 협상을 벌여왔지만 증액 범위를 놓고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 측은 협상과 별도로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소송 준비를 병행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애초에 시공사 입찰을 할 때 조합원들에게 물가 상승분 이상은 청구하지 않겠다고 해서 선정된 것"이라며 "이제와서 건설공사비지수가 올랐으니 달라고 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반발했다.
다만 정비업계에선 소송으로 가게 될 경우 공사 지연이 불가피한 만큼 결국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서울자이폴라리스 입주는 8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공사비 분쟁이 재판으로 비화되는 것은 미아3구역만이 아니다. KT는 경기 판교 신사옥 공사와 관련해 171억원 규모 공사비 증액을 놓고 쌍용건설과 분쟁 끝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까지 가지 않아도 시공사와 조합간 줄다리기로 정비사업이 멈추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은 공사비 미지급 문제 등이 겹쳐 지난 1월부터 반년간 공사가 멈췄다가 최근 재개됐다.
강남구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은 롯데건설이 조합과 공사비 정산 문제로 갈등 끝에 공사 중단 현수막을 걸고 오는 9월1일부터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예고했다.
민간투자 공공사업도 공사비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GS건설 컨소시엄은 경기 성남·하남 등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권을 잇는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였지만 최근 사업을 포기했다.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합과 시공사간 분쟁을 최소화 하기 위해 도입된 표준계약서는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조정을 현실화하도록 했으나 법적 효력이 없는 권고 사항이어서 한계가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공사 계약에는 표준공사계약서를 반드시 써야 인허가를 내주거나 사업계획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합리적인 계약을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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