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하천서 과불화화합물 잇따라 검출
쉽게 분해되지 않아 인체에 축적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일본에서 발암성 화학물질인 과물화화합물(PFAS)이 정수장과 하천 등에서 잇따라 검출되자 일본 정부가 전국 단위 수돗물 현황 조사에 착수했다. 전국 단위 현황 조사에 나선건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일본 공영 NHK,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 전국 47개 도도부현의 지자체 담당 부서나 수도 사업자 등에 오염 실태 파악을 요청하는 문서를 발송했다.
PFAS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유기불소 화합물을 일컫는 용어다. 쉽게 분해되지 않아 인체와 환경에 축적된다는 문제가 있다.
조사 기간은 9월 말까지로, 지금까지 수돗물 등에서 검출된 PFAS 농도와 관련해 수질 검사 결과 정보를 요구했다.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경우는 그 이유나 향후 실시 계획에 대한 보고를 요청했다.
또 지금까지 한 번도 PFAS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사업자 등에 대해선 9월30일까지 최소 1회 수질 검사를 실시한 뒤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NHK는 "일본 전국 각지에서 PFAS 오염이 밝혀지고 있다"며 일본의 한 시골 마을 사람들의 피해 사례를 조명했다.
지난해 10월 오카야마현의 한 마을 수돗물에서 일본의 잠정 PFAS 목표치인 1ℓ당 50ng(나노그램)의 28배에 달하는 1400ng의 PFAS가 검출됐다.
이 마을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은 혈액 검사 결과 혈중에서 1㎖당 362.9ng의 PFAS가 검출됐다. 이는 미국 학술 기관이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 수치(20ng/㎖)의 18배에 해당한다.
혈액 검사를 받은 마을 주민 27명 모두 이 수치를 웃돌았다고 NHK는 전했다. 이 여성은 결국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았다.
또 NHK 조사 결과 30대~40대 마을 주민 여성 5명 중 3명은 유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3년 전 이 마을로 이사 온 43세 여성은 도쿄에서 이곳으로 이사 온 뒤 3번 유산했다고 한다. 그는 "몇 번 임신해도 유산해 버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NHK는 "PFAS의 높은 혈중 농도가 유산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이들이 관련 있다고 결론 내린 논문이 여러 편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PFAS가 일본수도협회 통계 검사 항목 중 하나로 포함은 돼 있지만, 조사 대상이 대형 수도 등으로 한정돼 지자체 등에 의해 임의로 실시돼 왔다.
당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전국의 PFAS의 검출 상황을 파악한 뒤, 향후 결정할 PFAS 목표치 재검토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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