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테크윙, 올해 주가 5배 뛴 배경은

기사등록 2024/06/25 11:12:21 최종수정 2024/06/25 13:38:52

주가 368% 폭등…HBM 테스트 장비 사업 기대감

올 4분기 첫 납품 전망…내년 HBM 3사 납품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반도체 장비업체 테크윙의 주가가 올 들어서만 5배 가까이 뛴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테크윙의 주가는 올 초 1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전일 기준 5만3000원대까지 상승면서 상장 이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테크윙의 주가는 올해 들어 368.12% 폭등했다. 지난해 말 1만1450원에 마감한 주가는 전날 5만3600원까지 오르며 연일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테크윙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전체 상장사 가운데 4위로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실리콘투, 중앙첨단소재 등이 테크윙보다 주가 상승 곡선이 가팔랐다.

다만 이들 기업은 지난달 들어 갑자기 급등세가 이어졌던 반면 테크윙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계단식으로 주가가 올라 차트가 '천국의 계단'을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크윙의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 진출 기대감이 있다. 테크윙은 현재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데 쓰이는 핵심 부품인 HBM 장비 사업 진출을 앞둔 상태다.

테크윙은 HBM 테스트 장비인 큐브 프로버 개발을 올 1분기 완료하면서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과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브 프로버는 HBM 테스트 공정 중 KGSD(Known Good Stacked Die) 웨이퍼를 전수조사하기 위한 장비다. 올해 말 납품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주가에 기대감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일각에선 과열 우려도 나오고 있다. 테크윙은 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올해에만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종목으로 세 차례 지정됐고 지난 18일에는 매매거래정지가 예고되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가 바라보는 주가의 적정 수준은 이보다 위쪽을 가리키고 있다. 최근 현대차증권은 테크윙의 목표주가로 7만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30% 가량 업사이드가 있는 셈이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테크윙의 큐브 프로버 장비가 테스트 공정상 가지는 중요한 의미는 위탁생산자(TSMC)에게 인도되기 전 가장 뒷단의 테스트 공정에 필요한 장비라는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테스트 공정에서 출하에 가까운 완제품을 테스트하는 공정일수록 상대적인 중요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결함이나 불량은 생산 공정을 마치기 전 어떠한 단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품이 모두 만들어진 이후 검사를 하는 완제품 단계의 검사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일반 반도체의 경우 이런 테스트가 패키지 테스트가 되는 것이며, 패키지 테스트가 없는 HBM의 경우 이는 KGSD 웨이퍼 테스트가 된다.

박 연구원은 "만약 이 공정에서 계속해서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이 불량 제품이 고객에게 인도될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다"면서 "테크윙은 이런 치명적인 공정상의 결함을 매우 효과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당 장비는 올해 4분기 HBM 메이커 최소 1개사로의 납품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HBM 메이커 3사 모두에 납품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크윙이 내년에 목표로 하고 있는 큐브 프로버의 납품 수량은 300대 수준이며, 보수적 추정을 위해 200대의 납품 만을 가정한다고 해도 전사 영업이익 기준 1510억원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테크윙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6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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