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도 20억"…준상급지 마포 집값 전고점 '턱밑'

기사등록 2024/06/26 06:00:00 최종수정 2024/06/26 07:04:52

마포구 신규 아파트 분양가 지난해 연말 대비 13% 급등

'집값 바닥론' 대세…준상급지 중심으로 주택 매수세 회복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4.05.0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올해 들어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준상급지로 분류되는 마포구 일대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상반기 서울 주택 거래량 증가는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강남권이 주도한 가운데 다음으로 집값이 비싼 마포구, 동작구 등 준상급지들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마포구는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제외되면선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지난해 연말 대비 13%나 급등했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반년 만에 2억원 가량 올랐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기 기준으로 3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14일 기준) 총 1만7980건으로, 반기 기준 2021년 상반기(2만5820건)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거래량 증가는 준상급지들이 주도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작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796건으로, 지난해 하반기(622건) 대비 28% 증가했다. 다음으로 마포구에서는 698건에서 880건(26.1%)으로, 성동구에서도 793건에서 967건(21.9%)으로 각각 증가했다.

지난 4월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 후반대로 떨어진 데다, 분양가 상승과 내년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감소로 인한 불안 심리가 주택 매수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거래가격이 전고점 대비 80% 이상 회복한 자치구들이 잇따르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별로 거래가격이 80% 이상 회복한 거래 비중은 ▲서초구(90.2%) ▲용산구(86.1%) ▲강남구(84.9%) ▲종로구(82.2%) ▲마포구(79.8%) ▲성동구(75%) 순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포구 신규 아파트 분양가도 치솟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공덕동의 공덕1구역 재건축 사업인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의 3.3㎡당 평균 분양가 5150만원으로, 국민평형인 84㎡의 분양가가 17억45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분양을 진행한 '마포 푸르지오 어반피스'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4500만원으로 국민 평형인 84㎡의 분양가가 15억45000만원이었다. 불과 반년 사이에 마포구 국민평형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2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마포구에서 준공된 지 7년 이상 아파트들의 시세가 17억원 수준이고, 준공된 지 2년 지난 아파트들의 시세가 20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비싼 수준이 아니다"며 "일부 단지의 고분양가 논란이 있지만, 워낙 주택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집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른바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리면서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용산과 마포 등 준상급지 지역으로 중심으로 주택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도시 정비사업이 필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급등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원활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강남이나 용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 문턱이 낮은 마포구에 주택 매수세가 몰리면서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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