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취소' 본안 소송 10월 첫 변론…'각하' 넘을까

기사등록 2024/06/24 15:19:16 최종수정 2024/06/24 15:38:51

교수·전공의·의대생·수험생 등이 소송 제기

대법원이 19일 기각한 집행정지 본안 소송

일각에선 "소송 진행, 형식적인 것에 불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보호자 및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온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1일 투표를 통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오늘부터 복귀해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2024.06.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이소헌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처분에 대한 일시적 효력 정지를 구하는 집행정지가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된 가운데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되어 있는 본안 소송 첫 기일이 오는 10월로 결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교수,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입학정원 증원 처분 등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오는 10월11일로 지정했다.

이번 소송은 대법원이 지난 19일 최종 기각 결정을 내린 집행정지 사건의 본안 소송이다. 집행정지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의 효력을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

앞서 대법원 특별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전공의와 의대생 등이 제기한 집행정지 재항고를 기각하고 정부의 정책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증원배정 처분이 집행돼 의대 재학생이 입을 수 있는 손해에 비해 증원배정 처분의 집행이 정지돼 공공 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이에 대한 집행정지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의대 교육 특성상 2025학년도에 증원된 수의 신입생이 입학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의료인 양성에 필요한 교육이 불가능해진다거나 그 질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미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이 증원되는 것을 전제로 대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과 교육 현장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한 환자가 의자에 앉아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온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1일 투표를 통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오늘부터 복귀해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2024.06.24. mangusta@newsis.com
일각에선 대법원의 집행정지 최종 기각 판단으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배정이 이미 완료된 만큼 본안 소송의 진행 자체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사실상 소의 이익이 없어 무의미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은 이미 완료됐지만 정부가 향후 5년간 총 1만 명의 의대생 증원을 염두에 둔 만큼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게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앞서 이 재판부는 집행정지 사건에서 "정책의 당사자는 대학 총장이고 의대생들은 제3자에 불과하다"며 처음으로 이들의 신청을 모두 각하했다. 각하란 요건을 갖추지 못해 신청을 종결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항고심 재판부는 의대생이 제3자라 하더라도 의대 증원 처분에 대해 다툴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공 복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기각·각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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