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인도인 아니잖아"…유튜브, 프리미엄 우회 가입자에 구독 취소 경고

기사등록 2024/06/23 07:30:00 최종수정 2024/06/23 07:44:52

외신 "유튜브, 프리미엄 우회 가입자에 구독 취소 경고 메일 정황 확인"

"가입자 위치 확인할 장치 있어 현 거주 국가로 결제 정보 업데이트"

[서울=뉴시스] 유튜브는 지난 8일 한국에도 유튜브 프리미엄 월 구독료를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인상했다. (사진=유튜브 프리미엄 가입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유튜브가 최근 가상사설망(VPN)으로 가입국을 조작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구독 취소 경고 메일을 보냈다는 정황이 나왔다. 지난해 말 한국,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으로 우회 가입자가 많아지자 나선 조치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각) 더 버지,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는 VPN으로 이용 국가 우회 설정 후 프리미엄 멤버십에 가입한 이용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건 최근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 제보들이 쏟아지면서다. 한 네티즌은 유튜브에 구독 취소 예정 메일을 받았는데 프리미엄 멤버십 우회 가입 때문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을 우회 이용했던 가입자들도 같은 유형의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튜브 측은 구독 강제 취소 여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지만 "프리미엄 가입자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답변으로 대신 전했다. 이어 이용자가 유튜브에 이용했을 때 기록된 국가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이용자에게 현재 거주 국가로 결제 정보를 업데이트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보다 6배 더 저렴하다고?"…콘텐츠 물가 부담에 '디지털 이민'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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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이 우회 가입에 나선 건 프리미엄 구독료가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월 구독료가 1만4900원이다. 인도는 129루피(약 2100원), 튀르키예는 57.99리라(약 2500원)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에 일부 이용자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더 저렴하게 이용하기 위해 VPN으로 인도, 아르헨티나, 가나 등으로 바꿔 멤버십에 가입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요금 인상에 따라 이용자들의 우회 구독 관심이 커졌다. 유튜브가 지난해 12월 프리미엄 월 구독료를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올렸다. 인상률만 약 43%다. 이 영향인지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유튜브 프리미엄 우회'를 검색한 횟수가 지난해 12월에 급격히 늘었다.

◆광고차단 프로그램도 막겠다는 유튜브

유튜브도 우회 가입을 의식했듯 지난 2월 우회 가입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공지사항을 냈다. 유튜브 측은 "멤버십을 구매한 국가에서 6개월 이상 떠나 있는 경우 유튜브에서 멤버십을 정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구독료 인상에 불만을 품고 구독을 해지한 후 광고 차단 프로그램으로 유튜브 영상을 광고 없이 시청하는 이용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유튜브는 광고 차단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유튜브가 최근 광고와 영상을 하나로 합쳐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시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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