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관 "러, 책임있는 행동해야…한러 관계 부정적 영향"
러 대사 '러북 관계 더 강화한건가' 취재진 질의에 함구
외교부에 따르면 지노비예프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돼 김홍균 1차관으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계기 체결한 북러 조약 체결 및 군사협력에 대해 항의의 뜻을 전달받은 뒤 "한국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이를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오후 2시부터 약 30분간 이뤄졌다.
김 차관은 지노비예프 대사에게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는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로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임을 강조했다.
김 차관은 "북러 간 조약을 체결해 상호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한 한국 정부는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이어 "북한이 수십년 간 불법적인 핵·미사일을 개발해오면서 우리에 대한 핵 사용 위협도 서슴치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또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어기고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안보에 위해를 가해오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러시아가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지노비예프 대사는 이날 청사로 입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러시아는 남한보다 북한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 기자 여러분"이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 외무부에서 한국과 북한, 중국, 몽골을 담당하는 제1아주국 부국장(2012∼2016년)과 주중국 러시아대사관 참사관(2016∼2018년), 제1아주국장(2018∼2023년)을 지냈다. 지난해 12월 초 주한 러시아대사로 임명돼 올해 1월 9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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