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내부 곰팡이 호흡기 건강 위협
알레르기·천식·비염 등 호흡기질환 유발
열·콧물·코막힘 등 단순 감기 아닐 수도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관리 소홀로 에어컨과 제습기 내부에 쌓인 먼지와 습기는 각종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좋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유아와 노인, 환자 등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에어컨과 제습기의 필터와 열교환기 등에는 미생물이 서식하기 쉽고 공기 중에 떠다니다 인체로 들어오면 알레르기 반응, 천식, 비염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미생물은 바로 곰팡이이다. 일단 기기를 켰을 때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곰팡이가 생겼을 확률이 매우 높다. 곰팡이는 천식,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경우, 아스페르길루스 곰팡이에 감염될 수 있다. 이 곰팡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천식 환자에게는 만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주로 오한, 발열, 흉통, 호흡곤란, 가래 끓는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기침, 오한, 객혈, 체중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어컨에 증식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균은 레지오넬라균이다.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중앙냉방 장치를 사용하는 빌딩의 냉각기 내 냉각수가 오염돼 생긴다.
필터는 최소 2주에 한 번씩 꾸준히 청소해 미생물이나 곰팡이가 오래 머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필터를 청소하는 것으로도 곰팡이를 7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필터를 청소할 땐 청소기 또는 칫솔 등으로 먼지를 털어내 주고, 먼지가 많다면 미지근한 물에 중성 세제를 풀어서 닦고 그늘에 완전히 말려야 한다. 또 필터를 청소할 때 곰팡이 포자가 공기 중에 퍼져 인체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창문은 열어둔다.
에어컨 작동 초반에 곰팡이가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틀고 나서 5분 정도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주는 것이 좋다. 사용 후에는 바로 끄지 말고 10~20분 정도 송풍 모드를 작동해 내부를 건조시켜야 곰팡이의 번식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동 중간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줘야 한다.
류 과장은 “에어컨 사용 후 열과 콧물, 인후통, 코막힘, 두통, 피로감, 관절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길 경우 단순한 감기로 생각해 참지 말고 정확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한 폐렴일 경우 패혈증, 폐농양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고 면역력이 약하면 더 위험하기 때문에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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