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당권 도전 공식화…"대통령에게 할 말 하는 사람"(종합)

기사등록 2024/06/20 16:39:54 최종수정 2024/06/20 20:48:51

내일 지역구 인천에서 공식 출마 선언 예정

한동훈·원희룡 겨냥 "총선 패배, 자숙의 시간"

수도권 당 대표론…"당 체질 변화시킬 사람"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윤상현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6.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우 하지현 기자 = 수도권 5선 중진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미추홀)이 20일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권 주자들을 향해서는 "총선에서 패배한 사람은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최한 10차 보수혁신 세미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지난 총선을 겪으면서 당의 위기가 정말로 심각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당원들이 보수혁명의 주체로서 같이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출마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먼저 제기하고 대책을 만들라고 해도 번번이 실패했다"며 "우리 당이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이기는 정당이 돼야 하는데, 너무도 패배에 익숙해진 정당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의 승리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며 "당의 전면 체질 변화를 이끌어 보수를 혁명하고,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을 뒷받침해 야당과 협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경륜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자신의 역할을 짚었다.

윤 의원은 지난 4·10 총선 책임자였던 한 전 위원장과 '명룡(이재명·원희룡) 대전'에서 낙선한 원 전 장관을 겨냥해 "지금 총선에서 패배한 몇 분들은 자숙의 시간"이라며 "전당대회 등 어떤 정치 일정을 징검다리 식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저는 누구보다 당의 적통 세력으로서 이 당을 한 번도 배신한 적이 없다. 당은 나를 배신한 적이 있어도 나는 당을 배신한 적이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위기 속에서 당이 분열하고 쪼개졌어도 당원분들과 같이 울고 옆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당의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 대통령에게 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 자세히 비교 평가해달라"며 "그러면 윤상현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의 지역 정치 쪽에 많이 함몰돼 있었고, 이제부터 중앙정치에 나가는 신호탄으로 출마 선언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권 당 대표 필요성을 내세워 전당대회 세몰이를 시도할 전망이다.

윤 의원은 원 전 장관의 출마가 한 전 장관을 견제하기 위한 대통령실 의중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며칠 전만 해도 저한테 안 나오겠다고 그러더니 무슨 생각으로 나오시는지 모르겠다"며 "원 전 장관도 일단 총선에서 패배했으니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비윤계 대표주자로서 자신을 돕는 인사들이 있는지 묻는 질의에는 "안철수 의원님 딱 한 분한테만 말씀드렸다. 저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정치적 동지"라며 "당의 줄 세우기와 합종연횡, 눈치 보기 이런 것들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7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윤상현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걷고 있다. 2024.06.20. kkssmm99@newsis.com

윤 의원은 이날 '한국적 보수혁명의 길을 찾아서' 세미나에서 "선거 패배 이후 70일이 지난 시점에도 당이 제대로 된 성찰과 변화,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총선 백서 발간도 특정인의 눈치를 보면서 다음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면 이 정당에 어떤 미래가 있겠나"라며 총선 패배 책임론을 재차 꺼내 들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은 축사에서 "우리 정당이 능력있는 정책정당으로서의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이제는 정부, 용산과 건설적 당정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생과 의료대란의 해법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식 의원도 "지금 국민의힘이 실질적으로 무기력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구태의연한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오늘 좋은 아젠다로 국민의힘이 대오각성해 우리 보수가 실질적으로 잘 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3040 모임 '첫목회' 소속 이승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서울에서 선거를 치르면서 보수의 가치가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며 "변화의 시대에 맞춰서 '보수를 포용할 수 있는 중도'에 방점을 찍으면 어떨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윤 의원은 오는 21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윤상현의 보수혁명, 국민과 당원과 나란히 앞으로' 행사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judyh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