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금리 내렸는데…인뱅이 더 높네?

기사등록 2024/06/20 11:28:48 최종수정 2024/06/20 14:13:02

5대銀 최저금리 2%대…인뱅은 3% 중반

주담대 성장에 "인가 취지 어긋나" 지적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2%대로 내려왔다. 반면 낮은 금리를 내세워 대출을 확대하던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3%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편중에 금융당국이 쓴소리를 하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이날 기준 연 2.95~5.59%로 집계됐다. 변동형 금리는 연 3.74~6.731%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 하단은 전날부터 2%대로 내려왔다. 신한은행의 최저금리가 2.95%로 가장 낮으며 다른 은행들도 3%대 초반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내려간 것은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인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9일 3.451%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3.772%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0.3%포인트 이상 내렸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3%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혼합금리는 연 3.561~5.087%, 변동금리는 연 4.007~6%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42~5.57%, 변동금리는 연 3.57~5.99%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도 금융채 5년물을 지표로 사용한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던 이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올해 초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가 도입되자 인터넷은행들은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면서 주담대 규모를 확대한 바 있다.

최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승은 저금리로 주담대를 성장시킨 영업 행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적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13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를 비판했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은행과 차별화되지 않은 영역인 주담대에서 나오는 게 본래 취지와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도 "다른 은행이 심사하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뺏어오는 영업은 저희가 생각한 혁신, 포용과 거리가 있다. 주담대에 편중된 영업 행태를 고쳐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당분간 인터넷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낮춰 대출 규모가 커질 경우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다. 한때 주담대에 적용된 '마이너스' 가산금리도 지금은 대부분 '플러스'로 전환한 상태다.

한편 변동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영향을 받는다.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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