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안경 쓰고 경찰·판사 몰래 녹화·녹음한 30대女, 재판행

기사등록 2024/06/19 17:00:26 최종수정 2024/06/19 20:28:52
[대구=뉴시스] 범행에 사용된 특수안경. (사진 = 대구지방검찰청 제공) 2024.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특수안경을 쓰고 경찰, 판사, 법원 계장, 유치장 내부 등을 촬영한 3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환경·보건범죄전담부(부장검사 남계식)는 30대 여성 A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3시10분께 대구 동구 화랑로 소재의 한 병원을 방문해 평소 소지하고 있던 호신용 가스총으로 의사의 얼굴을 향해 최루액을 수회 발포하고 이를 제지하기 위해 출동한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 경찰관들을 발로 수회 가격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같은 달 17일 A씨에게 특수폭행,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A씨의 호송을 담당하는 교도관으로부터 보통의 안경과는 달라 보이는 특이한 안경이 영치품으로 보관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안경이 소형 녹화·녹음 장치가 부착된 특수한 안경이라는 사실을 적발했다.

A씨로부터 특수안경을 적법하게 임의 제출받은 검찰은 디지털포렌식 분석해 약 200개에 달하는 녹화 파일을 확보했다. 해당 파일을 면밀히 확인한 결과 특수안경으로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어떠한 방식으로 수사를 할지 협의하는 대화 내용, 유치장 내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영장 담당 판사 및 법원 계장들의 얼굴 등을 몰래 녹화·녹음한 사실을 밝혀냈다.

불법 촬영의 피해를 입은 경찰관, 판사, 법원 계장 등은 자신들의 얼굴이나 대화 내용이 몰래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안경은 배터리가 총 2개로 1개당 약 70분 녹화 가능했다. 안경테 부분을 터치하기만 하면 녹화 시작 기능 활성화가 가능한 터치스크린 작동 방식으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 수감기간 계속해 유치장 내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과정 등 촬영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향후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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