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산재 피해자 건설업 '최다'
역대급 폭염 예고에 안전관리 만전
여름철에는 야외에서 작업하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온열질환에 노출될 수 있고, 집중호우와 태풍 발생시 약해진 지반과 구조물 등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주요 건설사 대표와 임원은 직접 현장을 둘러보며 위험 요소 사전 차단에 주력하는 한편, 혹서기·장마 등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2020년 13건에서 2021년 19건, 2022년 23건으로 늘었다. 이 기간 산재 피해자도 ▲2020년 18명 ▲2021년 25명 ▲2022년 24명 등으로 집계됐다.
산재 피해자의 절반 이상은 건설업 종사자다. 온열질환 산재 피해자 중 건설업 종사자가 35명(52.2%)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1년 내 3명 이상의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거나 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은 처벌 대상이 되면서 현장 안전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혹서기 대비 안전관리는 매년 하는 일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고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만큼 보다 강화된 안전관리 매뉴얼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주요 건설사들은 안전보건관리자를 중심으로 대응반을 구성하는 한편, 대표나 임원이 직접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사고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1일부터 9월 말까지 '온열질환 예방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하고, 여름철 근로자의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한 혹서기 매뉴얼 '3GO!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3GO! 프로그램'은 온열질환 예방 3대 작업관리(물, 그늘, 휴식) 수칙을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대응 전략을 담았다.
또 혹서기 현장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임직원 특별점검' 등을 실시해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 준수 여부와 이행 상태를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여름철 기상 이변에 대비해 기상특보 깃발, 전광판을 현장 곳곳에 설치하는 등 작업자의 안전보건 의식 고취에도 앞장선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오후 시간대별로 중점 관리 사항을 담은 '건강한 여름나기 1.2.3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시에는 고령자, 고혈압 소견자 등 더위에 취약한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2시에는 30분 동안 쿨링 타임 시간을 운영한다. 3시에는 시원한 음료, 화채, 빙과류 등을 제공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정훤우 안전보건책임이사(CSO)를 중심으로 안전보건센터 내 혹서기 비상대응반을 구성해 상시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일일 단위 전국 현장의 기상 상황을 모니터링해 폭염 단계에 따른 휴식 시간 및 주의 사항을 안내하고 온열질환 예방시설 구축상태 점검에 나섰다.
온열질환 취약 작업 공간인 옥외·밀폐공간을 특별 관리하기 위해 사전 허가 절차를 강화하고 작업공간 출입 전 근로자 건강 상태를 확인함과 동시에 2인 1조 작업 수칙 준수 여부 등을 관리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태양광 이동식 근로자 쉼터인 'ECO & REST'를 개발해 근로자 휴게 여건 개선, 안전사고 예방 등 폭염에 취약한 지역과 전력 수급에 문제가 있는 현장을 대상으로 태양광 친환경 휴게시설 설치도 지원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일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해 김회언 대표이사, 조태제 CSO 등 경영진이 주관하는 혹서기 대비 특별안전 점검을 진행했다.
또 매년 혹서기에 시행하는 근로자 건강 보호 프로그램인 'HDC 고드름 캠페인'을 확대 개편해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일 경우 연중 상시로 발동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고드름 쉼터'를 조성해 현장 내 모든 근로자가 제빙기와 에어컨, 냉동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옥외 근로자들의 무더위 노출 최소화를 위해 아이스 조끼를 지급하고 최상층에는 차광막과 어닝 설치를 통한 그늘 형성으로 작업환경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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