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밤샘 근무·휴일 근무 장시간 노동 시달려
디올, 지난해 국내서 처음으로 매출 1조원 넘어서
소비자 '배신감 든다', '창피해서 못들겠다' 등 반응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이 '노동착취' 논란에 휩싸였다. 그간 가려져 있던 명품 브랜드의 '불편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일부 소비자들은 디올의 비윤리적 생산 과정에 대해 비판하며 제품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 검찰은 노동력 착취 등의 방식으로 제조 원가를 낮추는 업체를 지난 10년간 수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디올 가방을 만드는 하청업체 4곳의 노동자들은 밤샘 근무와 휴일 근무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장이 24시간 돌아갈 수 있도록 일부 직원은 작업장에서 잠을 잤고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의 안전장치도 제거돼 있었다.
일부 직원은 회사와 정식 고용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고 불법 이민자들이 고용된 것도 확인됐다.
디올은 지난해 한국에서만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선택을 받은 브랜드다.
지난해 '1조 클럽'에 가입한 명품 브랜드는 디올에 이어 루이비통과 샤넬이 전부다.
그러나 이번 노동착취 문제가 불거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소비자 기만이라며 제품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디올 가방을 구매했다는 최모(30)씨는 "가방을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이슈가 터져서 곤혹스럽다"며 "당분간 사람들이 디올 가방을 보면 노동 착취라는 말을 먼저 떠올릴 거 같아서 들고 다니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패션 관련 커뮤니티에도 '디올 실망이다', '배신감이 든다', '앞으로 디올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정도 수준인지는 몰랐다', '창피해서 들고 다니지 못하겠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의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에 가치 비중을 두는 소비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해당 브랜드의 기능과 가격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 등 추상적 가치를 사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동력 착취 문제 등 이슈가 불거지면 해당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도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며 "소비자 신뢰 관계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건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56억원으로 전년(9295억원) 대비 12.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120억원으로 전년(3238억원) 대비 3.6% 소폭 하락한 모습이다.
아울러 지난해 디올의 국내 기부금은 전년보다 18.5% 오른 1920만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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